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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6. Money Talks
조피디(조PD)
2007

by 류석현

2007.12.01

4집 'My style' 이후 자기 색깔을 잃었다는 매니아들의 평가는 대중들의 호응도와는 사뭇 다른 의미를 지녔다. 힙합보다는 댄스에 가까웠던 '친구여' 이후 선보인 EP앨범 < Brooklin mixtape >이 실패하자 상업성과 진정성을 놓친 방랑자의 모습으로 내비쳤다. 이후 김장훈, 브라운 아이드 걸스와 함께한 싱글작업은 '댄스래퍼'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정체성이 모호했던 편견을 깨버리고 3년만에 '재탄생'했다. 드라마의 성격을 구분 짓는 'Season'을 덧붙여 규정한 이번 앨범의 타이틀은 < Money Talks >다. 진짜 돈에 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자는 취지다. 랩 메탈 분위기의 'Money over life', 형이상학적인 멜로디가 인상적인 '된장 신드롬'과 '럭셔리 신드롬'은 부각되는 사회적 이슈를 도마위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특유의 스토리텔링 날을 세워 썰어내려가는 래핑은 근래 힙합씬에서도 보기드문 정교한 사회비판이다. 점점 자조적인 주제로 변해가는 힙합 물결과는 달리 시각을 넓혀 사회 구조적인 문제까지 치닿는다.

무엇보다 다루는 주제가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다. MP3로 인한 어둠의 경로가 음악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는 'Music is dead', 나이에 관한 압박 속에서 살아가는 한국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나이테'까지 관심갖고 즐길만한 비판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다루는 모든 것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아내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Reunite'는 재회의 기쁨이 듬뿍 담겨있어 사랑 노래다. 피치스 앤 허브(Peaches & Herb)의 원곡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하면서 달콤하고 낭만적이게 느껴진다.

재회의 의미는 곧 초심으로 돌아 간 것 같다. 라임이 협소해졌지만 다양한 표현이 살아있고 재치있는 비유는 발전되었다. 타이틀 곡 'Korea City'는 조롱과 화합의 시선을 오가는 앨범의 정수다. 스윙 리듬을 살려 재미를 취하면서도 단조의 멜로디를 사용한 것은 모순된 한국사회의 모습을 그려내기 위한 방법으로 통했다. 음악적인 감각이 살아있는 이유로는 참여진의 간소화에 있다. 기타와 베이스, 스트링 세션만 두었을 뿐, 그 흔한 피쳐링 하나 없다. '이야기 속으로'를 제작했던 그때 그 모습이다. 오로지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해서 만든 결과다.

정치적 관심이 멀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음악도 동조되어 개인의 문제만을 다루는 일이 많다. 소울 컴퍼니의 스토리텔링에 익숙해진 힙합씬에서 조PD의 그것은 구식에 불과하다. 하지만 'Music is dead'를 선언할만큼 자신감과 열의는 1집보다 한층 진일보했다. 돈과 여자를 위한 음악인줄 알았던 더티 사우스 사운드(Dirty south sound)가 현실 비판의 도구로 활용된 점도 놀라운 부분이다. 창조적 도약이 점점 기대된다.

-수록곡-
(전곡 작사, 작곡 : 조PD)
1. Season 6
2. Make it hot
3. Korea city
4. 내 생의 나날
5. 첫사랑
6. Money talks
7. 나이테
8. 된장 신드롬
9. 럭셔리 신드롬
10. 추월선
11. Music is dead
12. Pride
류석현(soulryu@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