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피디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 사람들이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에는 그만의 고유 캐릭터 몇 가지가 파격적인 것이었기 때문이다. 우선 최초로 인터넷에서 붐을 일으켜 음반을 발매한 케이스라는 것이 하나고, 힙합 음악에서 슬슬 튀어나오기 시작하던 욕설이 조피디 음반에 와서는 '주(主)언어'로 쓰이며 최초의 '18세 미만 청취 금지'의 빨간 딱지를 달아야 했던 것도 다른 하나다.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 신비주의 전략도 사실은 다 조피디가 먼저 했던 것이다.
이렇듯 험악한(?), 미국 물 잔뜩 먹은 갱스터 조피디의 힙합은 당시 정통 힙합에 목말라있던 마니아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하며 20여만 장을 웃도는 판매고를 올렸으며, 2집은 더욱 성공적이어서 50여만 장을 팔아치웠다. 그러나 3집부터 시작된 부진은 스타덤이라는 레이블의 주인이자 휘하에 후배들까지 거느린 그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4집부터 그는 대중에게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신보 5집에서도 그러한 기조를 한층 강화시킨 눈치다.
음반은 독특하게 두 개의 파트로 나뉘어 있는데, <Political & Social Part>와 <Love & Life Part>가 그것이다. 특히 타이틀곡인 '친구여'만 놓고 보자면, 다시금 대중을 포섭하기 위한 조피디의 노력을 절절히 읽어 내릴 수 있다. 인순이를 초빙해 보컬을 맡기고, 이승환에게 스트링 편곡을 맡겼으며, 무엇보다도 박근태를 초빙해 프로듀싱을 맡겼다. 따라서 꽤 인기를 끌 수 있는 형태의 신나는 펑키 힙합 댄스가 주조되었다.
이 두 번째 씨디는 조피디라 믿겨지지 않을 만큼 노골적으로 부드럽다. 전적으로 가사의 덕택이다. 사운드는 엠알제이의 재즈풍 힙합 'So nice'라든가 살가운 발라드 '파라다이스' 등 자극성 없는 곡들이 주도적이지만 'Frozen', '(When I need...) Somebody' 등에서 느껴지는 갱스터 힙합 분위기도 자리하고 있어 지루하지 않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달콤한 언어로 전에 없던 입방아를 찧고 있는 <Love & Life>이겠지만, 완벽히 대조적으로 음침한 사운드가 지배적인 <Politics & Social changes>는 조피디가 자아를 투영하기 위해 설치해둔 방편이다. 전쟁을 일삼는 부시 행정부를 욕하는 '파괴본능'부터 무게를 잔뜩 실었다. 이기적인 사회인들로 들끓는 무정한 사회를 비판하는 '비밀일기'의 안타까운 독백도 그렇다. 육중한 전자음들로 채워진 정치, 사회적 메시지들은 파트 투의 사탕발림들에 가려질 우려가 크지만, 그래도 조피디와 팬들에게는 위안이 될만하다.
따라서 모양새가 썩 보기 좋지 않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 사회 파트', '사랑과 삶 파트'라고 이름 붙여 나눠놓은 것 자체가 진지함으로 와 닿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음악적 측면으로만 보자면, 그의 5번째 앨범(들)은 체면을 차릴 정도의 퀄리티는 보유하고 있다.
차림표가 썩 조화롭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질까지 비하할 수는 없다. 다만, 조피디에게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대중에게로의 한 걸음이다.
-수록곡-
<Politic & Social changes Part 1>
1. 파괴본능
2. Kool as ice
3. 비밀일기
4. 데미안
5. 전화
6. 이야기 속으로 IV
7. As you like it
8. 일탈
9. 썩은 XXX2 (변태여우)
10. Kiss my ass
11. 소리바다 항해하던 어느날 밤
12. 소음공해
13. 2U, playa hataz III
14. 아침 (prelude)
<Love & Life Part 2>
1. Show must go on..
2. Frozen
3. Club Night
4. 친구여
5. So Nice (pd rmx)
6. (when i need...) Somebody
7. Geat Expectation (what it takes 2 b me)
8. 파라다이스
9. Autumn breeze
10. Church 2 da streets
11. Daydream
12. Luv Flow
13. My song 2
작사, 작곡 : 조PD
프로듀서 : 조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