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레인은 일군의 펑크 밴드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무대뽀 정신을 자랑한다. 2001년 후지록 페스티벌에서 일본 국기를 찢은 행위가 하고 싶은 건 한다는 이미지를 확실히 심어놓은 때문이겠지만 음악 또한 그 못지않게 직선적이었다. 스카펑크의 단순하면서도 흥겨운 리듬은 그대로 가져갔지만 거친 기타를 앞세운 성긴 소리는 까칠한 질감을 극대화했다. 메시지 또한 노골적이었고(청춘98의 민망한 가사를 참고하시길...) 부끄러워하는 기색 따위는 없었다. 성숙, 절제와는 분명 거리가 있어 보였다. 그러나 < 안녕, Mary Poppins >를 포함한 이후의 작품은 그동안의 '내멋대로' 행동이 결코 진짜 '내멋대로'가 아닌 일종의 시위적인 퍼포먼스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낳게 했다. < 그것이 젊음 >은 그러한 추측을 확신으로 바꿔준다.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가사가 인상적인 '한밤의 뮤직'의 멜로디는 아름답다. 무조건 질러대고 때려부순다고 펑크가 아니다.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가 쟈니 로튼(Johnny Rotten)의 거침없는 입담과 시드 비셔스(Sid Vicious)의 기행으로만으로 여지껏 전설로 추앙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클래시(Clash)까지 언급하지 않더라도 좋은 멜로디는 어느 장르에서나 중요한 법이다. 그것이 설령 펑크(Punk)라고 해도. 후반부로 갈수록 멜로디가 잘 들리는 노래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다. 이는 대중들의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기 위해서는 좋은 선율이 필수라는 것을 이들이 숙지하고 있음을 증명하다. 별이 상징하는 그리움과 회한을 소재로 가사를 쓴 '사라져간 나의 별이여' 또한 그런 흐름 위에 존재한다. 여전히 기타의 볼륨이 가장 크지만 적극적으로 건반을 끌어들임으로써 서정성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들이 잘들리는 곡을 쓰고 내러티브 있는 가사를 써냈다고 해서 펑크 특유의 질주감과 에너지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다.
음산한 인트로를 지나 터지는 'Make it big'의 선언적 외침은 펑크의 기본 명제는 분노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상실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젊은이들에게 분노하라고 단호한 어조로 말하고 있다. 타이틀곡 '그것이 젊음'은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일단 부딪혀보는 것이 젊음임을 이야기 한다. 메시지 뿐만이 아니다. 사운드적으로 스카펑크와 레게의 흥취를 품은 곡들이 존재하는데 이는 조금은 성기지만 여유로운 음색이 좋았던 이들의 초창기를 떠올리게 한다. '웃으니까 얼마나 얼마나 좋아'는 전형적인 레게와 펑크의 접목이다. 세상살이가 힘든 서민들의 한숨을 담은 가사가 정겹게 느껴진다. '내일로 내일로'에서는 쿤타를 초청해 모든 근심을 다 털어버리라며 긍정적인 인생관을 설파한다.
밴드의 과거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오롯이 담겨있는 것은 이 앨범 최고의 미덕이다. 무언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그 자체로 기쁨이 된다. 개인적으로 이들이 변절했다는 비판은 너무 가혹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단지 자신들과 같이 나이먹어 가는 이들과 계속 소통하고 싶을 뿐이다. 그것이 장난(히든트랙에서 보여지는 오빠의 저질스런 유혹)이든 철든 이의 고백이든 간에 말이다.
-수록곡-
1. Intro
2. Make it big(작사 이성우 / 작곡 이성우)
3. 그것이 젊음(이성우 / 이성우)
4. Come on! Come on! 마산스트리트여!(이성우 / 이성우)
5. 한밤의 뮤직(정민준 / 정민준)
6. 웃으니까 얼마나 좋아(이성우 / 이성우)
7. Rock it rocket(황현성 / 황현성)
8. 용과 같이(이성우 / 이성우)
9. 사라져간 나의 별이여(황현성 / 황현성)
10. 탈옥(feat. Dokyo)(정민준/ 정민준)
11. 검은 날개(이성우 / 정민준)
12. Go! Go! Go!(정재환 / 정재환)
13. No idea(황현성 / 황현성)
14. 내일로 내일로(feat. Koonta, Sugarflow)(정민준, 이성우, Koonta / 정민준)
15. 고마워 친구(이성우 / 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