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앨범 <안녕, Mary Poppins>에서 두드러진 변화는 뚜렷해진 멜로디의 윤곽이다. 그만하면 '조화롭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을 법 했다. 'Little baby'는 빠른 코드 배킹을 자극적인 어필 수단으로 이용할 만큼 타협에 능숙해진 모습도 보여주었다. '싸나이'의 낭만으로 도배된 앨범은 '청춘 98' 과 '청년폭도맹진가'를 돌려내라며 수많은 질타를 받았다.
2005년 신년벽두를 겨냥한 3.5집 <Stand Up Again!>에서도 가시밭 같았던 그 노선은 그대로 유지된다. 1집까지의 돌격대적 난투극은 이제 완전히 사라졌고, 이성우의 보컬은 음정을 짚어내는데 훨씬 더 골몰했다. 제목에 써놓은 '다시 일어서는' 느낌은 좀처럼 목격되지 않는다.
말도 안 되는 입맞춤 타령에 촌스러운 키보드까지 더해진 '넌 내게 반했어'는 노 브레인 최악의 곡으로 손색이 없으며, 자극적인 음악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헤비메탈(Heavy Metal)적 접근도 시도했다. 솔직히 이성우의 목소리만 아니었다면, 클릭비의 신곡으로 오해할 수도 있었다.
음악을 하고자 하는 모티브와 동기는 여전하더라도, 이제는 주변에 대해 신경 쓸 것이 너무 많아져 버렸다. 8년이란 시간 동안 똑같은 음악만 해댈 수는 없는 노릇이고, 멤버인 차승우가 빠지는 바람에 예전의 노 브레인으로 돌아가기도 어렵다. 시대의 목소리를 내라는 압박은 일장기를 찢는 바람에 훨씬 강도가 더 해졌고, 자체 레이블 '록스타 뮤직'을 설립하느라 음악 외에도 신경 쓸 부분이 많아졌다.
뮤지션은 항상 변화를 갈구하기 마련이고, 그 과정 속에 이런 수많은 압박이 존재한다는 것은 창작력의 고갈과 한계를 실감하게 한다. 그래서 <Stand Up Again!>은 해결되지 못한 대립을 그대로 표출한 미완성의 형국을 낳았다. 창작력이 아닌 선택적인 대안의 목소리를 내고 말았다. 미봉책이자 성급한 변명이다.
무조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라고 강요하는 것도 어쩌면 지나친 요구이다. 다만 '넌 내게 반했어' 같은 대책 없는 실망을 안겨주진 말았으면 한다. “섹스 피스톨스는 잊어라, 여기에 노 브레인이 있다”고 선언하던 그 돌격대적 무모함을 제발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란다. 홍대는 여전히 젊은이들의 거리이고, 그들은 아직도 소외된 젊은 피의 진혼곡을 기다린다.
- 수록곡 -
1. 넌 내게 반했어
2. Stand up my friend
3. 만약 내게
4. 까불지마
5. 천사악마
6. 나의 락큰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