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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인
노브레인
2009

by 박효재

2009.07.01

여름을 겨냥한 스페셜 앨범의 타이틀곡답게 여름냄새가 물씬 난다. 아지랑이처럼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슬라이드 기타소리, 밝고 명랑한 건반, 여유가 묻어나는 콩가 연주는 그야말로 이성을 무장해제 시키며 해변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불대갈 이성우는 어느 때보다도 부드럽고 조용하게 노래 부르며 나른하고 고운 곡의 분위기를 배가 시킨다.


물론 계절적 특성을 반영한 컨셉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확실히 노 브레인(No Brain)이 변했으며, 이제 그 방향대로 가기로 결심을 굳혔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무식하게 보일 정도로 저돌적인 반항아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대신 낭만을 이야기 하고 행복을 노래한다. 이를 두고 어떤 이는 배신이라고 했고 또 어떤 이는 성숙이라 하기도 했다.


배신과 성숙은 한 끗 차이다. 배신과 성숙을 가늠하는 기준은 하지만 의외로 간단한 것이다. 그것은 바로 음악과 밴드의 삶이 얼마나 닮아 있느냐이다. 펑크 악동들도 언젠가는 나이가 들고 세상의 규칙이 언제나 불공평하지만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중요한 것은 변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 변화에 얼마나 가식이 많이 끼어 있느냐이다.


그런 점에서 삶의 여유와 긍정을 깨달은 것 같은 이들이 음악을 너무 밝고 ‘해피’하게 한다는 이유만으로 비난하는 것은 좀 야박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이들의 창작력이 고갈되었다거나 괜한 꼼수를 부리지 않는 바에야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지 않나 싶다. 어쨌든 노 브레인의 음악적 브레인은 아직까지 살아있는 것 같으니까 말이다.

박효재(mann61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