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Circus
엠씨 몽(MC 몽)
2008

by 배강범

2008.05.01

MC 몽의 네 번째 앨범 < Circus >는 물음을 던지게 한다. '서커스는 무엇인가?' 이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두고서 과연 서커스라는 타이틀대로 유랑단과 광대의 이미지를, 그들 삶에 대한 성찰이 가능할까. 극히 화려하고, 광대와는 다른 의미에서 장난스러운 노래의 광경들 앞에서 말이다.

박정현, 빅마마, 양파, 후니훈, Sam Lee, 데프콘, 노홍철, 하하, 그리고 여러 신인 가수와 코러스, 혹은 가야금 연주자까지 앨범 하나에 망라되어 있다. 곡들의 참여 진들을 살펴보면 그 이름들에 압도되어 성찬다운 성찬을 기대하게끔 한다.

성찬들은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면 가짓수는 적은데 양적으로 늘려놓은 것에 불과하다. 건반과 아코디언의 결합과 유려한 베이스, 유랑단 가수와 바리톤 가수의 가미, 재치 있는 갖가지 허밍들을 맛있게 섞은 '서커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다른 곡들은 빛나는 아이디어나 독특한 시도들을 선보이지 못 한다.

3집까지 해온 그대로 별 변화가 없이 단순하다. R&B를 얇게 가미한 발라드 작법 위에 MC 몽의 팝 스타일의 랩을 얹고, 영미의 세련된 사운드를 살짝 덮거나 가야금, 뽕짝 풍의 하우스를 집어넣는다. 그에 더해 편곡은 관습에 가까운 전형(典型)에서 맴돌며, 곡 중간 중간에 MC 몽과 다른 가수들의 스킷(skit) 형식의 불필요한 잡담을 배치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지 리스닝으로 흘려듣기에는 좋지만 어딘가 허전하다.

그래도 찬은 풍요롭다며 안심한다면 실망할 것이다. MC 몽은 이번 앨범에서 특히 래퍼로서 저조한 모습을 보인다. 타이틀곡 '서커스'에서는 풍성한 곡의 전개 속에서 가려져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인트로(intro)를 포함한 나머지 열 세곡에서 MC 몽의 가사나 래핑은 단조롭고 심심하다.

가사의 주제들은 하나같이 어화둥둥 사랑, 사랑, 이별에서 그다지 벗어나지 않으며 영어 가사나 라임, 플로우 등은 극히 단순해서 무성의하게 느껴진다. 박정현이 노래한 '죽도록 사랑해'나 빅마마가 함께 부른 'Beautiful life'는 차라리 MC 몽의 랩 파트를 떼어냈으면 훨씬 좋은 곡이 되지 않았을까.

여기, 광대가 있다. 자신을 광대라며, 전에 설쳤으나 음악하나에 충실하겠다며('서커스'의 가사 변용) 열심히 외치는 자가 있다. 그는 관객의 의중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방식이 진짜라며, 그것이 대중을 위한 것이라며 갖은 방식과 화려한 인맥을 총동원한다. 그 모습을 지켜본 어느 관객은, 속으로는 눈물을 삼켜도 헤벌쭉 실없이 웃는 외로운 자가 광대라고 알고 있던 한 관찰자는 허탈하게 쓴 웃음을 짓는다.

-수록곡-
1. Radio revers and rhyme (작사 : MC 몽 / 작곡 : 김건우 / 편곡 : 김건우)
2. 서커스 feat. 임유경 달래 음악단, 바리톤 송영후 (MC 몽 / 김건우 / 김건우 )
3. 페르시안 고양이 feat. M.A.C (MC 몽 / keeproots / keeproots)
4. 아홉 번째 구름 feat. 양파 (MC 몽, 메이비 / 김건우 / 김건우)
5. 죽도록 사랑해 feat. 박정현 (MC 몽 / 김희원 / 김희원)
6. 그녀에 취해 feat. 후니훈 (MC 몽 / 김건우 / 김건우)
7. 미치겠어 feat. M.A.C (MC 몽 / MC 몽 / MC 몽, 오성훈)
8. 내 맘속 사랑을 죽이다 feat. 잔디 (MC 몽, 박장근 / 김건우 / 김건우)
9. Beautiful life feat. 빅마마 (MC 몽 / 김건우 / A.K KooLounge, 박철호)
10. 숨바꼭질 (MC 몽, 데이빗 in 달마시안 / 김건우 / 김건우)
11. 삐에로 feat. M.A.C (MC 몽 / 케이솔 / 케이솔)
12. 말해 (MC 몽 / MC 몽 / 박현중)
13. 옛날 옛적에 feat. 후니훈, 허인창, 박장근, 라도, 달마시안 (MC 몽, 후니훈, 허인창, 박장근, 라도, 달마시안 / 신사동호랭이 / 신사동호랭이)
14. 몽이 유랑단 feat. 데프콘, 노홍철, 하하, 달마시안 (MC 몽 / 김건우 / 김건우)
프로듀서 : 김건우, MC 몽
배강범(oroosa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