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로운 선언은 제목에서 끝난다. 그를 못 본 지는 꽤 오래된 것 같은데도 음악은 5년 전 그대로다. 기존 엠씨몽의 전략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않은 진부한 구성은 어떻게든 가져보려는 긍정적 인식조차 맥 빠지게 한다. 은둔의 의도가 자숙이었는지 일종의 도피였는지 궁금해질 따름이다.
사건 발발 전에도 음악적 한계가 뚜렷하다는 비평을 받았던 그다. 힙합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 그의 음악은 알앤비(R&B)를 가미한 랩-발라드에 가까웠던 것이 사실이다. 대중에게 쉽게 각인될만한 후크 제조 능력이 인기를 견인한 일등 공신이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이 전략을 5년이나 지난 지금, 논란으로 모든 것을 잃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2014년에도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앨범을 시작하는 '내 생애 가장 행복한 시간'부터가 김태우와 함께한 'So fresh'의 자가복제다. 고립의 설움을 토로하는 타이틀곡 '내가 그리웠니'에서는 어렵지 않게 '죽을 만큼 아파서'의 진부한 구성을 읽어낼 수 있다. (심지어 '죽을 만큼 아파서 Part. 2까지 있으니 말 다했다.) 어반(Urban)한 느낌을 더해 세련됨을 제공하는 'New york', 이단옆차기의 참여로 매끈하게 다듬어진 '격정적인 열애설' 등이 그나마 선전하지만, 순간에 그친다. 속된 말로 현재 음원 차트의 성공은 그의 음악을 즐겨 들었던 세대의 '추억팔이' 결과물이라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시대에 뒤떨어진 라임, 플로우 배치와 뻔한 가사 표현법은 두말할 것도 없다.
대중의 거부감을 의식한 듯 화려한 피쳐링 군단으로 장벽을 둘러쌓은 것 또한 얄팍한 수다. 이미 낡고 낡은 수법에다 최근 유행하는 '의미 없는 콜라보레이션'까지 곁들여지니 그야말로 상업적 결과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My love'의 성유진과 '도망가자'의 린을 바꾼다고 해도 큰 차이가 아닐 것이고, '죽을만큼 아파서 Part. 2'에서 스웨덴세탁소를 선택한 당위도 불분명하다. 심지어 게스트에게 밀려나는 모습도 심심찮다. 아티스트와의 '협업'이 아닌, 성공을 위한 '이용', '활용'에 그치고 마는 오래된 가요계의 병폐를 적나라하게 계승한다.
만능 엔터테이너로 쌓은 인맥의 동원은 철저히 '핫'한 인물을 간택함으로써 상업적 성과를 노렸다는 설명 외엔 딱히 다른 길이 보이지 않는다. 스트리밍 작태에 익숙해진 대중의 무의식적인 음악 청취 방식을 노렸으니 차트 싹쓸이는 일도 아니다. 여기에 세상에 대해 잔뜩 날을 세운 '내가 그리웠니', 안티 세력을 조롱하는 듯한 'Whatever'의 가사는 그나마 남은 진심까지 희석하며 비판의 여지만을 남겨놓는다.
각종 버라이어티를 섭렵하며 친근한 이미지로 지지를 얻었던 과거를 생각했을 때 '음악으로만 이야기하겠다'는 당부는 설득력이 결여되어있다. 설상가상으로 그 음악 또한 가장 공식화된, 진부한 2000년대 초반 엠씨몽 스타일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 Miss Me Or Diss Me >라는 과감한 타이틀은 대중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를 변함없이 지지하는 팬들 안에서만 통용되는, 일종의 비굴한 복귀 제스처다. 이 정도로 치밀한 변명플랜을 짜는 것도 재주라면 재주라 하겠다.
- 수록곡 -
1. 내 생애 가장 행복한 시간 (Feat. 허각)
2. 내가 그리웠니 (Feat. 진실 of Mad Soul Child)
3. 마음 단단히 먹어 (Feat. 에일리)
4. New York (Feat. 백지영) [추천]
5. 도망가자 (Feat. 린)
6. 고장난 선풍기 (Feat. 개리 & 효린 of 씨스타)
7. What could I do (Feat. 범키)
8. 격정적인 열애설 (Feat. The Channels) [추천]
9. 0904
10. 죽을만큼 아파서 Part.2 (Feat. 스웨덴세탁소)
11. Whatever (Feat. 민아 of 걸스데이)
12. My Love (Feat. 성유진)
13. E.R (Feat. The Chann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