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락 사운드에 실어 나르는 발라드는 이번에도 청량하다. 밝은 곡 분위기와 감정을 가공하지 않는 진솔한 목소리 뒤에 숨긴 이별이야기는 그가 지금까지 자주 들려줬던 '알고 보면 슬픈 노래'의 문법을 충실히 계승한다. 사라지고 헤어지고 멀어지는 것에 대한 아련함은 여전하다. 저릿함을 아프지 않게 풀어내는 노래는 '너무 아픈데 아프다는 말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가사와 어우러져 곡의 역설적인 경쾌함을 이해하게 만든다.
변화보다는 그간 구축해 온 자기 음악 스타일을 공고화하는 데 방점을 뒀다. 욕심 부리지 않는 소박한 곡 진행과 한 음 한 음 정직하게 전달되는 노랫말까지, 기존 심현보의 음악, 딱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