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몽타주(Montage)
국카스텐(Guckkasten)
2012

by 여인협

2012.06.01

보금자리(예당 엔터테인먼트)를 바꾼 후 처음 발표하는 결과물, 자칫 인디 출신이라는 위상이 유명무실해지고 기획 상품으로 변질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몰아치는 사이키델릭 사운드와 난해한 가사들이 유달리 반갑게 귀를 두드리는 것은 그런 연유다. 상황이 어찌 됐든, 이들은 자신들의 본모습을 굳건히 지켜냈다.


난해함은 배가되었다. 보도 자료는 이번 싱글을 구소련의 영화감독 세르게이 아이젠슈타인(Sergei Eisenstein)의 편집 기법인 ‘몽타주 기법’에서 모티브를 얻은 곡이라 설명한다. 단편적인 각각의 화면들을 짜 맞춰서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를 전달하는 영상으로 발전시킨다는 이론인데 -말이 어렵지 사실 요즘은 CF에서도 자주 쓰이는 기법이다- 영감을 받은 만큼 뮤직비디오 역시 같은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스토리가 아닌 이미지의 나열 - 영화는 몰라도, 음악이라면 오직 국카스텐에게서만 접할 수 있는 개성이 아닐까.


다만 이전의 커리어와 비했을 때 멜로디 흡인력이 덜하다는 점은 어쩔 수 없는 약점으로 작용한다. < 나는 가수다 >를 통해 국카스텐을 처음 알게 된 이들의 구미야 자극할 수 있겠지만, 이미 1집으로 산해진미를 다 맛본 기존 팬들의 입맛까지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올해 안에 2집이 공개된다는 소식이 있다. 시작점을 그룹의 꼭짓점으로 남겨 두지는 않았으면 한다.

여인협(lunariani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