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여러 상황에서 흔히 쓰이는 이 속담은 내용이 좋으면 겉모양도 반반하며, 외형 또한 잘 꾸며야 한다는 옛 어르신들의 말씀이다. ‘컨트리 요정’ 테일러 스위프트는 이 격언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인물이다. 하지만 외형만 번지르르한 비쥬얼형이 아닌 직접 곡을 쓰고 연주하는 싱어-송라이터라는 점이 그를 빛나게 하는 주요인이라 하겠다.
주력으로 내세우는 컨트리는 사실 극히 미국적이며, 젊은 동년배에게 어필할만한 음악도 아니다. 우리의 트로트와 마찬가지로 미국식 성인 가요가 바로 컨트리인 셈. 그렇지만 약간의 변형을 입힌 테일러 스위프트만의 낭랑하고, 응석 어린 목소리는 장르적 한계를 허물어트림은 물론, 그 자체를 밝게 포장하는 힘이 있었다. 결과로 따라온 숱한 트로피들과 차트의 호성적, 그리고 뮤지션이라는 입지는 본인을 더욱 단단하게 키우는 버팀목들이었다.
< Red >라는 타이틀로 명명된 차기 작품의 첫 싱글 ‘We are never ever getting back together’는 또래에 흔히 있을 법한 남녀 간의 진솔한 러브 스토리다.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너랑은 이제 완전 끝이야!’라는 식의 이별 통보를 한다는 가사는 우리네 유행가요와 다를 바 없는 소소하거나, 혹은 유치한 이야기로 읽히기까지 한다. (심오하고 고상한 가사는 왠지 그녀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음악적으로는 전작 < Speak Now >에서도 알 수 있듯 이제 더는 ‘컨트리 가수’라는 수식어는 적합해 보이지 않기도 하다. 두드러지는 드럼 비트와 베이스 라인의 곡은 ‘장르: 컨트리’라는 부연이 없다면 영락없는 팝-록 곡이니 말이다. (사실, 그녀의 작품 대부분이 그렇다.) 그렇다고 이를 변절이라 그녀를 깎아내릴 노릇도 아니다. 이 ‘절교 선언문’에서도 자유로이 팝, 록, 컨트리라는 미묘한 경계들을 넘나드는 재능은 변함없이 발휘되었고, 이 역시 그녀 안에서 이루어진 성장 일부분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