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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김완선
2012

by 홍혁의

2012.09.01

근 2년 간 김완선은 트렌디했다. 6년 만에 공백을 깨고 2011년 발표한 ‘Super love’는 매끈한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메탈을 섞어 격을 허물었고, 곧이어 치고나간 ‘Be quiet’는 신사동호랭이와 용준형 표 클럽-튠이었다. 앞서 밟은 스텝이 다소 과격했다면 ‘오늘’은 숨을 고르며 내면의 목소리로 회귀한다. ‘오늘’은 에피톤 프로젝트의 2010년 원곡을 리메이크했다. 북적대는 강남, 이태원 클럽을 패스하고 홍대 소규모 라이브홀로 장소를 옮긴 셈이다.


결국 원곡을 얼마나 철저하게 부수고 새롭게 재조립했느냐는 문제만이 남는다. 원곡에서 루시아가 상실의 감정으로 조용히 삭히는 쪽이었다면, 김완선은 자신의 보이스 컬러에 맞게 절규하는 쪽을 따른다. 찢기고 쓰라린 우울을 극대화하기 위해 곡의 후반부에는 전에 없던 디스토션 기타 사운드가 추가됐다. 알맹이는 남겨졌지만 까칠하게 긁혀진 외피가 김완선과 꽤나 어울린다.

홍혁의(hyukeui1@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