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z on the moon’은 김완선에게 ‘한국의 마돈나’라는 수식어를 완전히 지워버렸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전성기를 일군 노래들은 물론이고 불과 1, 2년 전에 공개한 ‘오늘’과 ‘Set me on the fire’ 같은 댄스곡의 그림자조차 컴퓨터의 Delete 버튼으로 삭제하거나 혹은 이전에는 댄스 가수가 아니었다는 듯 이번 곡에서는 그 어떤 그루브의 흔적마저도 없앴다. 가볍지 않고 육중하며 외향적이지 않고 내면적이다. 달 위에서 춤을 추는 오즈가 김완선 자신의 페르소나로 느껴지는 이유다.
약점으로 꼽혔던 가창력은 음색을 변조한 보코더, 화려하고 밀도 있는 연주에 덮여 살짝 숨지만 록적인 사운드를 내세워 과감한 변화에 방점을 찍는다. 이것은 아티스트로서의 균형을 위한 소리의 확장이며 중간 간주에 등장하는 기타의 아밍 연주는 우리가 놓친 일그러진 꿈에 대한 추억과 소망이다. ‘Oz on the moon’은 김완선에게 부와 명성을 가져다주기 힘들겠지만 음악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없애줄 것이다. 그 예전,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마돈나는 이제 ‘미국의 김완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