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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Love
김태우
2013

by 여인협

2013.03.01

고민은 필수적으로 수반되었을 것이다. '사랑비'가 히트한 지 햇수로 어언 4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그의 커리어는 '사랑비'에 필적하는 뚜렷한 발자국을 남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아리'로 활동했던 < T-School >에서는 과거의 영광에 기대며 < T-Virus >를 상당부분 답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Cosmic girl'을 처음 듣고 반가움이 앞섰던 것도 이런 이유다. 곡의 완성도를 떠나 의외성의 측면에서 봤을 때 일단의 관심을 갖게 하기에는 충분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신보가 가지는 순기능은 딱 거기까지다. 반가움도 잠시, 앨범은 몇몇 곡에서 의혹을 사며 호감보다는 의아함을 더 남기고야 만다.

혐의는 첫 곡 '또또'에서부터 적용된다. 그저 레퍼런스라 옹호할 수도 있겠지만, 이쯤이면 그 정도가 과하다 싶다. 팝 리스너들 중 이 곡을 듣고 씨 로 그린(Cee Lo Green)의 'Fuck you'를 떠올리지 않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Cosmic girl' 역시 마찬가지, 인터넷 상에서는 이미 미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엑스 팩터(X-Factor)가 낳은 가수 올리 머스(Olly Murs)의 2012년도 싱글'Troublemaker'와 멜로디 유사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LOVEcoaster'는 중국의 국민가수 쑨난(孫楠)의 '미인도(迷人岛)'를 약간의 편곡과 가사 수정을 거쳐 리메이크한 곡이니, 사실상 앨범에 음악적인 면에서 성의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 맞는지 망설여질 정도다. 그나마 오디션 프로그램 < 위대한 탄생 >의 출연자로 알려진 메건 리와 함께한 '오빠', 김태우 자신이 딸을 위해 가사를 붙였다는 '언제나, 어디든'이 남아 있지만, 그마저도 뒤돌면 잊히는 약한 멜로디라인 탓에 깊은 인상을 남기지는 못한다.

김태우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메아리'의 사례를 통해 안일하게 음악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는 말을 했다. 그러나 스스로에게 솔직해져본다면, 이번 앨범에서 콘셉트에 대한 부분이 아닌 순수 음악에 대한 부분에 있어 안일한 면이 없었다고 진정으로 말할 수 있을까. 그는 '사랑을 하면 행운이 찾아온다'고 했지만, 사랑은 눈 또한 멀게 하는 법이다. 앨범을 계획하며 등잔 밑을 살피지 않은 것은 혹 그 때문이 아니었는지 묻고 싶다.

-수록곡-
1. 또또
2. Cosmic girl
3. 오빠 (with Megan Lee)
4. LOVEcoaster
4. 언제나, 어디든
여인협(lunariani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