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윤종신을 생각하면 ‘The first’의 골격은 확실히 낯설다. ‘내 사랑 못난이’, ‘고속도로 romance’의 댄스 작법도, ‘바래바래’, ‘상념’의 유로 댄스식 접근도 아니다. 육중한 비트에 재지한 사운드와 미니멀한 일렉트로닉을 조화시켜 은근하고 세련된 그루브를 만들었다. 변신은 꽤 파격적이나 조금의 어색함 없이 근사하다.
짜임새 있는 사운드도 준수하나, 특히 능숙하게 완급을 조절하며 생생한 선율을 힘있게 리드하는 보컬이 훌륭하다. 곡 후반의 애드리브는 20대 미성이 아닌 농익은 작금의 목소리기에 더욱 빛을 발한다. 분위기를 환기하며 강한 흡인력을 발휘하는 타블로의 랩 또한 탁월하다. 변신은 과감하지만 결과물은 우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