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고 불쑥 찾아드는 이별의 기억을 ‘와이파이(Wi-Fi)'에 비유한 곡. 불혹을 넘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최신 문물을 캐치하여 음악의 소재로 접합시키는 그의 순발력이 감탄스럽다. 시대적인 히트곡 ‘팥빙수’ 또한 이러한 창의성 발현의 결과이었을 터이다.
멜로디 자체는 윤종신표 발라드의 전형을 그대로 따르는 와중 탁월한 편곡 기획력이 강력한 한 방을 선사한다. 보컬과 사운드의 변용을 통해 와이파이 개념을 청각화한 공일오비(015B) 정석원의 활약이 돋보인다. 말끔히 짜놓은 완제품에 최근 실제 이별을 맞이한 지코의 진솔한 랩이 곡의 감흥을 더하지만 대미를 장식하는 한 구절 '잘 살게 될 거야'가 앞선 감정선을 일거에 희석시키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