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자. 눈 깜빡 지나간 삶과 아승기겁 헤어짐을. 잊지말자. 검은 하늘 별과 함께 수놓아진 그이들을. 이승환은 우주로 11집 < Fall To Fly-後 > 리드 싱글 ‘10억 광년의 신호’를 보내고자 곡을 그려가는 내용인 메시지와 그려지는 캔버스인 형식을 정렬하고 일치시킨다.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사운드를 뽑아내는 레코딩 장인인 동시에 대중음악인을 넘어 현실을 살아가는 일인으로서 진심을 담아낸 그이다.
초반부 단출한 반주에 맞춰 심해를 부유하는 읊조림은 웅장한 소리의 벽을 타고 점진적으로 상승하며 우주를 유영하는 프로그레시브/아트록 사운드로 변모한다. 진정한 ‘Black star’로 영면에 든 데이비드 보위의 ‘Space Oddity’나 캐나다 밴드 클라투(Klaatu)의 ‘Calling occupants of interplanetary crafts’를 떠오르게 하는 오마주일 테다. 결국 듣는 이들을 무너지게 만드는 건 후반부 세대를 넘나드는 앙상블의 깊은 울림. 이런 곡은 쉽사리 잊혀져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