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이름만으로 또 어떤 파격일까 생각했다면 잠시 접어두자. 이 정도면 환골탈태를 넘어 아예 다른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좌충우돌, 예측불허의 악동은 내추럴 스타일링과 그에 걸맞은 순한 소리로 완전히 새사람이 됐다. 풋풋했던 < 한나 몬타나 > 시절을 추억하는 팬에겐 반가움을, 별난 차림새의 강렬한 모습을 기억하던 이에겐 놀라움을 안긴다.

변화에 힘을 싣는 것은 역시 섬세한 곡의 짜임새. 사실 그는 온갖 해괴한 비주얼을 선보이던 때에도 음악만큼은 늘 진지했다. 색깔을 뒤바꾼 신곡에서도 솜씨는 여전하다. 지난 몇 년간 그를 대표했던 촘촘한 일렉트로니카는 실속 있는 밴드 사운드가 대신한다. 여기에 설득력 강한 멜로디와 이를 제대로 표현하는 가창, 화려한 장식 없이도 음계를 충실히 보조하는 연주가 노래의 맛을 살렸다. 탁월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자극 일색인 시대의 허를 찌르는 영리한 리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