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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lantis Princess
보아(BoA)
2003

by 이민희

2003.06.01

보아가 두 번째 음반을 발표하기까진 2년이 걸렸지만 3집을 준비한 시간은 절반이었다. 이제 일본에서도 자리를 확실하게 잡았고, 우리나라 상황도 다를 것은 없다. 각 매체들은 이 부동의 에이스의 수입과 명성을 보도하기에 바쁘다. 이제 보아는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거물급 가수가 됐다.


보아의 쾌속 성장은 일본에서 확보한 엄청난 인기도 한 몫 했지만 그 바탕에 있는, 보아가 가진 가수로서의 재능이야말로 두 세계를 평정한 이유다. 또래 가수들, 혹은 선배까지 주눅들게 만드는 그녀의 탁월한 노래 실력과 고난이도의 댄스, 세계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준비한 유창한 언어구사력 등 놀라운 기본기는 치밀한 프로모션과 만나 쾌거를 이루게 되었다.


3집 <Atlantis Princess>는 보아의 재능과 기획사의 조력이 찰떡 궁합을 이룬 양질의 음반이다. 숨소리까지 살리고 수록곡의 대부분에 현악을 대거 삽입하는 등 녹음에도 심혈을 기울였으며 무엇보다 성공가도를 달리는 보아의 행복한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No.1’, ’Miracle’ 등 그간 중량감 있는 단조 댄스로 일관했지만 3집의 보아는 청량한 음색을 자랑하며 긍정적인 댄스곡을 선보인다.


타이틀 곡 ‘아틸란티스 소녀’와 ‘Milky way’는 음악을 듣는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화사한 댄스곡이다. 어두운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Beat of angel’의 긍정적인 가사 또한 어린 소녀 보아의 그늘을 가리워준다. ’나무‘, ’이런 내게‘ 등 몇 곡의 구색용 발라드도 함께 하지만 음반의 대미를 장식하는 ’서울의 빛‘까지 전반적으로 낙천주의를 지향하는 ’꿈의 가요‘들로 가득하다.


또한 새로운 시도도 함께 한다. 윤상, 프랙탈(Fractal)과 교감을 이룬 ‘Show must go’는 댄스곡에도 급이 있음을 증명한다. 쿵짝쿵짝 리듬만 살아 있는 평범한 댄스와 레벨이 다르다. 윤상 특유의 아름다운 프로그래밍 감각이 살아있으며, 아울러 고음역대에 과감히 도전하는, 보아의 숨겨진 가성까지도 확인할 수 있는 곡이다. 코러스에 참여한 윤상의 목소리도 이색적이다.


<Atlantis Princess>는 보아가 거둔 1조라는 엄청난 수확에 분명 이유가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음반이다. 나이를 실감할 수 없는 엄청난 직업의식, 아니 프로의식과 이를 기획한 회사의 사업수완, 댄스의 수준을 확실히 끌어 올린 음악적 감각으로 완성한 보아의 3집은 다시 한 번 보아가 일반 가수가 아니라 ‘기업형 가수’임을 명백히 했다.


-수록곡-

1.Time To Begin

2.아틀란티스 소녀 (Atlantis Princess)

3.나무 (Tree)

4.Milky Way

5.천사의 숨결 (Beat Of Angel)

6.선물 (Gift)

7.이런 내게 (Where Are You)

8.단념 (Make A Move)

9.사랑해요 (So Much In Love)

10.남겨진 슬픔 (Endless Sorrow)

11.The Show Must Go On

12.서울의 빛 (The Lights Of Seoul)

13.The Lights Of Seoul

이민희(shamch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