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과 다변화, 25년 차 음악가 보아를 관류하는 주요 키워드다. 음악적 성장기에 누적한 각종 경험치는 댄스 팝을 골자로 발라드와 일렉트로니카, 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타일에 적용할 수 있는 기본기를 구축했다. ‘Forgive me’와 ‘Sketch’가 수록된 2022년 EP < Forgive Me >에도 그런 내공과 음악적 다각화가 공존했다.
2024년의 첫 싱글 ‘정말, 없니? (Emptiness)’는 영민하다. 현재 영미권 대중음악계에서 영향력을 행사 중인 아프리카의 여러 소리 질료와 서구권 알앤비의 결합물인 아프로비츠(Afrobeats)의 도입으로 경향성을 되짚었다. 세심한 가창이 자아낸 비애의 정서는 감성보다 감각이 초점이 되는 장르 사이에 공허감의 서사를 부각했고, 직접 주조한 선율과 편곡도 매끄럽다. 프로듀서와 기업 수뇌부의 직함에도 역시 퍼포머 보아가 가장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