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는 여러모로 혁신적인 그룹이다. NCT 127, NCT U, NCT 드림의 세 형태, 이에 맞춰 변화하는 멤버, SM에서 보기 드문 랩 포지션에 중점을 둔 점까지 타 그룹이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독보적인 방식으로 대중에게 인식을 남겼다. 그중 NCT 127은 SM의 선배 그룹 형태를 따서 결합한 모습을 보였다. '無限的我 (무한적아;Limitless)' 에서는 동방신기, ‘소방차(Fire Truck)’에서는 엑소를 떠올렸다면, 'Superhuman'은 샤이니다. 친숙하긴 하나 아이덴티티는 여전히 행방불명이다.
< Sherlock > 앨범을 뼈대 삼아 SMP의 전형적 예시를 보여주는 타이틀 ‘Superhuman’은 랩보다 보컬을 앞세운다. 후렴구에서 여러 사운드를 겹쳐 보컬의 존재감을 확실히 하고 디스코 리듬 기반에 덥 스텝, 글리치를 추가해 흘러넘치는 멜로디로 청각을 관통한다. 그러나 후반부에 갈수록 강약 조절이 사라져 꽉 차 버린 음향은 공격적으로 다가온다. 계속되는 자극이 불안으로 다가오고 집중을 방해한다.
속삭이는 듯한 래핑의 ‘아 깜짝이야’는 변곡점이 없고 살짝 과한 애드리브가 반복되는 ‘시차’는 절제가 부족하다. ‘Superhuman’ 다음 얌전한 선율의 두 곡을 배치하면서 흥분을 가라앉히려는 시도는 알겠으나 20분 채 안 되는 러닝타임 속 방향 감각을 잃은 것처럼 보인다. ‘Highway to heaven’의 경우, 레퍼런스 이상으로 트로이 시반의 ‘My my my!’가 떠오른다. 트로피컬 하우스 장르에 전개 방식이나 중심 멜로디에서의 유사점이 앨범의 결점으로 남는다.
‘Cherry bomb’은 중독적인 후렴구가 있었고, 라틴 트랩이라는 신선한 장르를 앞세운 < NCT # 127 Regular >는 정제된 면모를 선보임과 동시에 유니크했다. 신보는 대중성도 독창성도 아닌 특별한 지향점이 없어 두 마리 토끼를 놓쳤다. 결론적으로 NCT의 큰 포부에는 미치지 못하는 작품이다. 슈퍼 휴먼이 되기에는 조금 이른 감이 있다.
-수록곡-
1. Highway to heaven
2. Superhuman [추천]
3. 아 깜짝이야
4. 시차
5. 종이비행기 [추천]
6. Outro : We are 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