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꾸준하고도 다변적인 행보는 십수년 케이팝 신을 관통하고 있다. 장르에 대한 뮤지션 본인의 숙련과 뒤편의 안정적 조력은 일정 이상의 품질을 세공하고, 제공해 왔다. 디바 계열의 가창력과 어느 스타일에도 유연하게 들러붙는 감각적 보컬이 그 중심에 있다.

상대방과의 달콤한 시간을 천국에 비유한 'Heaven'에서도 핵심은 가창의 완숙(完熟)이다. 베이스와 펑키(Funky) 기타, 퍼커션이 주조한 리듬감과 신시사이저의 장식음 등 공간감 있는 사운드에 강점을 가진 스웨덴 출신 작곡가 디노 메단호직(Dino Medanhodzic)의 편곡 포인트는 그사이를 파고드는 태연의 장악력에 비로소 가치 증대했다. 마디별 세심한 톤 조정과 전체적인 완급 조절이 보컬리스트의 공력을 입증했다.

노랑과 주홍 등 원색 계통의 컬러풀한 곡 분위기에 숨은 “나의 입술이 닿는 모든 곳에 위험한 감정이 살아날 거야”, “No matter what other say 더 많이 나를 망쳐도 돼” 같은 도발적 노랫말은 검은 의상과 고스 분장을 한 잔혹동화 풍 뮤직비디오와 더불어 예기치 못한 반전을 꾀한다. 2분 30초 짧은 러닝타임에 새긴 랩과 훅, 스토리텔링이 두루 알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