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Gorgeous
스눕 독(Snoop Dogg)
닥터 드레(Dr. Dre)
즈네 아이코(Jhené Aiko)
2024

by 염동교

2024.11.14

웨스트코스트 힙합의 두 영웅이 재회했다. 갱스타 랩의 하위 장르인 지펑크(G-funk) 유행의 일등 공신이었던 닥터 드레와 스눕 독은 1993년 작 < The Chronic >을 합작했고, 아직 얄상했던 드레의 얼굴이 그려진 이 음반엔 가늘고 뇌쇄적인 신시사이저 리프와 두터운 펑크(Funk) 리듬을 결합한 지펑크 시그니쳐 송이 가득하다. 팔러먼트와 펑카델릭 양 함선의 함장이었던 조지 클린턴의 피펑크(P-funk)로부터 직접적 세례를 받은 이 장르는 약화한 현 위세와 달리 전성기 파급력이 명확했다.


두 장르 권위자에 일본계 미국인 알앤비 아티스트 즈네 아이코가 합세한 ‘Gorgeous’는 그 시절 서부 해안가에 흐르던 음악을 재현한다. 지펑크 특유의 명징한 키보드 라인과 전성기 영광을 복원하는 듯 복고적인 드레의 프로덕션이 잘 들리고 구성 또렷한 힙합을 그리워했던 이들에게 선물처럼 다가오며 아이코의 가창도 네오소울에서 잠시 벗어나 1990년대로 향했다. 오는 12월 발매 예정인 스눕 독의 신보 < Missionary >를 향한 기대감을 증폭시킬 만한 예고편이다.

염동교(ydk881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