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 Music Communication IZM

Greatest Hits

제이 지(Jay-Z)

2006

by 한동윤

2006.12.01

영 호브(Young Hov), 지가(Jigga), 컴퓨터 업체 광고에 나온 표현을 따르면 힙합의 최고 경영자(CEO of Hip Hop) 등 제이-지(Jay-Z)를 달리 말하는 많은 별명만큼 그는 미국 최고의 힙합 레이블 데프 잼(Def Jam), 로커펠라(Roc-A-Fella Records)의 대표로, NBA 뉴저지 네츠(New Jersey Nets), 스포츠 바 포티포티(The 40/40)의 공동 소유주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물론 이게 제이-지를 설명하는 전부는 아니지만 그의 이미지는 2003년 은퇴 선언 후 래퍼 본업보다는 '운명의 아이들'에서 나온 다재다능한 디바 비욘세(Beyonce)의 남자친구 혹은 사업가로만 국한되는 추세였기에 그의 앨범은 신보가 아니더라도 괜히 낯설다. 더욱이 은퇴한다면서 알 켈리(R. Kelly)와 함께 < Unfinished Business >(2004)를 내고 린킨 파크(Linkin Park)와의 합작 < Collision Course >(2004)를 발표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작심 3 년 그 이야기를 번복하니 허풍선이 이미지 하나 더 추가다.

'Wishing on a star'를 제외한 모든 수록곡이 초기작들, 어쩌면 제이-지 최고의 역작이라 할 수 있는 < Reasonable Doubt >(1996)와 < In My Lifetime, Vol. 1 >(1997), < Vol. 2: Hard Knock Life >(1998)에서 뽑은 리스트라는 점에서 그에 대해 잘 모르거나 힙합 사(史)에 명반으로 기록되는 그의 여섯 번째 앨범 < The Blueprint >(2001) 정도만 알고 있는 이들에게는 예전 곡들을 찬찬히 훑어보면서 유연한 래핑과 라이밍(rhyming) 실력, 젊은 시절 열정을 다시 한 번 느껴보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은 될 것이다.

뮤지컬 <애니(Annie)>의 합창을 빌려와 인상적인 어두운 거리의 삶의 이야기 'Hard knock life (The ghetto anthem)', 소울의 여왕 메리 제이 블라이지(Mary J. Blige)의 음성이 제이-지의 랩과 부드럽게 조화를 이루는 'Can't knock the hustle', 존스 걸스(The Jones Girls)가 부른 'You gonna make me love somebody else'(1979)의 코러스를 차용해 고요한 분위기를 만든 'The city is mine', 짧지만 힘이 넘치는 래핑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 '22 two's' 등으로 3년의 세월을 압축시켜 놓았다.

그러나 여기에 실려 있는 노래들이 예전에 발표한 몇 장의 컴필레이션 앨범들에 담긴 것과 별 차이 없는데 또다시 이름만 바꾼 모음집을 냈다는 건 웃음으로 맞받아칠 만한 일이다. 물 부족 위기를 알린다며 기획한 순회공연과 11월의 컴백 작품 < Kingdom Come >의 발매에 앞서 약이나 한 번 뿌려보자는 치졸한 장삿속이 빤히 보이니 안 내느니만 못한 앨범 중 하나로 기록될 듯하다.

빠르게 진행되는 각운 연출, 직유와 은유를 적절히 사용한 가사의 효과적인 전달 등 제이-지의 랩 실력은 두말하면 호흡만 가쁠 뿐이지만 홍보에만 한정된 변화 없는 리바이벌은 그의 골수팬들에게도 의미심장한 음반으로 다가서진 못할 것이다.

-수록곡-

1. Can I get a...

2. Hard knock life (The ghetto anthem)

3. Wishing on a star (D Influence Remix)

4. Can't knock the hustle (Feat. Mary J. Blige)

5. Ain't no nigga (Feat. Foxy Brown)

6. Ride or die

7. Brooklyns' finest (Feat. Notorious B.I.G.)

8. Imaginary player

9. Friend or foe

10. Friend or foe 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