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하게 울리는 건반과 둔탁한 베이스 위로 의식의 흐름을 막연하게 풀어놓은 듯한 노래말은 상당한 부담감을 갖게 한다. 반복되는 코드와 리듬 전개를 통해 구성된 몽환적 분위기를 제외하고 나면 무엇을 받아들여야할지 감이 잘 오지 않는 음악이다. 이전에 자우림이 대중과의 소통을 고려하여 만들었던 곡들과는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공장 기계가 낼 법한 소리를 쏟아내는 연주는 자우림 특유의 음울하고 환각적인 분위기를 고수하고 있지만 날카롭게 귀에 박히는 중반부 기타 솔로와 대중적이지 않은 멜로디는 이전 스타일의 탈피로 봐야할 것이다. 트렌디한 음악보다는 본래 자신들이 선호하는 성향의 음악을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로 읽힌다. 확실히 많은 사람들의 귀를 만족시킬 곡은 아니다. 자우림 마니아들에게도 무조건적인 환호를 받아내기 힘들어 보인다. 결국 ‘나사’는 수용자와의 공감보다는 자신들의 음악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는 데 집중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밖에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