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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The Love Has Gone
알리(ALi)
2009

by 조이슬

2010.02.01

2005년, 히트를 기록한 리쌍의 '내가 웃는게 아니야'를 기억하는지. 둔중한 베이스의 리듬을 가르며 그루브를 이끌었던 파워풀함, 그 음색에 묻어있던 왠지 모를 블루지한 감성을 되새기기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만약 그의 이름이 낯설다면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우리가 기억하는 보컬의 그 8마디를 피처링한 가수,'알리(Ali)'의 데뷔작이다.

보통 낯선 이름의 가수를 마주하면 그만이 가진 재기와 순수성을 기대할 법하지만, < After The Love Has Gone >은 그런 강점과 혹은 신인의 핸디캡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26세(1984년생)의 가수에게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에 능란하고 여유로운 가창을 들려준다는 점에서 그렇다. 어쨌든, 힙합과 재즈로 단련된 가공할만한 호흡과 뛰어난 성량만으로도 분명 주목해야할 뉴 페이스의 등장이다.

아마 프로듀서 '최준영'이 캐치한 가수의 정확한 음색 파악이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을 수 있고, 단순히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을 넘어 곡마다 톤을 달리하는 재능이 이런 감상을 유도했을 수도 있다. 시종 일렉트로니카의 효과음이 어지러이 수를 놓는 '뱀파이어'는 바로 프로듀서와 가수의 최상의 합일점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사실을 방증하고 있다. 잘게 쪼개진 멜로디와 쉴새없이 쏟아지는 가사에서 이뤄지는 호흡조절, 스캣에 이르러서 풀어내는 솟구치듯 질러대는 이런 파워 가창은 '알리'의 스타일을 단 한 곡으로 압축한다.

'뱀파이어'에서 다른 가수들이 가지지 못한 성량과 비트에 어울리는 바운스감을 획득했다면 타이틀 곡 '365일'에서는 섬세한 감정처리로 접근한다.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이 지배하는 발라드든, 펑키(funky)한 리듬의 편곡이든 이 모든 걸 압도하는 건 바로 기본기 확실한 그의 목소리이다. 그게 아니라면 'Crazy night'과 '첫인사'의 음색 깊이의 차이, '365일'과 '울컥'의 톤을 구현해내는 차이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가수라면 으레 동반되어야 하는 표현력은 앨범의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버스(verse)와 '알리'의 코러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그래서 힘을 탑재해 점점 정점으로 치닫는
섬세한 보컬 디렉팅의 '첫인사'야말로 목소리와 음색, 테크닉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다.

이미 그녀는 'Ain't no mountain high enough'의 펑키(funky)함이나 뮤지컬 '드림걸스'에 삽입된 'And I'm telling you I'm not going'과 같은 스케일이 큰 곡들을 라이브 무대에서 무리 없이 소화하면서 선전 중이다. 아쉬움이라면 음반 상에서도 언뜻 비치던 발성의 과함 탓에 고음의 힘 조절이 실제 무대에선 조금 힘겹게 다가오기도 하는 것. 허나 이 역시 감상을 해칠 정도는 아니다.

데뷔작인 미니 앨범에 실린 5곡의 수가 '알리'의 음악을 이해하는데 전혀 적게 느껴지지 않는다. '보컬'이 단순히 멜로디를 읊조리는 게 아니라 하나의 온전한 표현을 담아내는 분명한 예술임을 그녀는 목소리 하나로 오롯이 표현하고 있다. 음악 팬들이 기다리는 뉴 페이스의 분발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수록곡
1. 365일 (작사: 최준영 / 작곡: 임기훈) [추천]
2. Crazy night (최갑원 / PJ, 이종훈)
3. 뱀파이어 (최준영) [추천]
4. 울컥 (알리 / 임기훈)
5. 첫인사 (알리) [추천]

Produced by 최준영
조이슬(esbow@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