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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 불후의 명곡
알리(ALi)
2012

by 김근호

2012.03.01

'불후의 명곡 2: 전설을 노래하다' 이 프로그램의 표면화된 목적과 순기능은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우리 대중음악 시대의 숨겨진 '전설'들을 부르고 외치며 대우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불후의 명곡'만이 가진 구조화된 부가가치는 바로 시스템 속에서 가려지고 희미해진 보컬리스트들에게 양질의 무대를 통해 본연의 빛을 찾아주는 것이다. 포맷의 안정화를 이룰 방송 초기, 이 두 가지를 충실히 수행하며 프로그램을 완성시킨 가수가 바로 알리이다.

2005년, 리쌍의 '내가 웃는게 아니야'의 피쳐링을 통해 데뷔한 알리는 4년 뒤, 미니 앨범 < After The Love Has Gone >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재즈, R&B, 소울, 힙합, 발라드 등의 여러 장르들을 탄탄한 기본기와 폭발하는 가창, 그리고 기교가 아닌 내면의 울림으로 풀어나가며 나이답지 않은 음악적 성숙함을 보여 주었다. 이는 곧 알리의 가능성이 공중파라는 무대에서 폭발할 수 있게 한 불씨가 되었다.

'나는 가수다'의 후발대라는 꼬리표를 음악이라는 진검으로 잘라냈다. 우선 원곡을 뛰어넘는 리메이크 편곡이 돋보인다. 알리의 음악적인 넓은 스펙트럼이 편곡의 과감성을 선사하였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다. 리메이크 곡의 성공의 변수라고 할 '원곡에 대한 귀향'을 이겨내다 못해 뒤집었으며 심지어 음악을 들을 때만큼 원곡의 느낌을 완벽히 잊게 한다. 또한 옛 곡을 들을 때 사람이 느끼는 회상적인 시대이동이 아닌 다른 경험을 하게 해준다. 바로 음악이 새로운 옷을 입고 현재의 나에게로 시대이동을 하는 것이다.

보사노바, 탱고, 국악으로까지 펼쳐나간 음악적 다양성은 여느 가수와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는 질적인 만족감을 주었다. 무엇보다 그것을 자연스레 이은 알리의 보컬이 뛰어나다. '킬리만자로의 표범'에서의 능숙한 내레이션 보컬 연기와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서 선보인 감정의 나열은 그녀를 한정지어 놓았던 범위를 팽창시켰다.

< ALi 불후의 명곡 >. 실력 있고 준비된 중고신인 알리와 '불후의 명곡' 이라는 큰 무대가 함께 만든 작품이다. 알리에게는 음악적 표현 욕구와 인지도를 충족시켜 주었고, 프로그램에게는 안정화와 흥행이라는 수확을 거둬들일 수 있게 해주었다. 누가 더 이익을 얻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또 다른 국민 가수를 얻었다.

-수록곡-
1. 나나나 [추천]
2. 킬리만자로의 표범 [추천] 
3.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4. 골목길
5. 얄미운 사람 [추천]
6. 새벽비
7. 바람이 불어오는 곳 [추천] 
8.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9.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10. 안녕
김근호(ghook040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