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쌍의 'Rush'(2002),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2009) 등 피처링만으로 대중의 귀를 사로잡았던 정인의 솔로 데뷔곡이다. 다수의 찬조 출연으로 이름을 떨쳤던 그녀는 이미 검증된 보컬리스트. 흑인 음악에 어울리는 매혹적인 음색과 호소력 짙은 가창력은 싱어로서의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다.
이적이 쓴 '미워요'는 이런 특기를 최대한 살리려 한다. 주변 악기들의 요란을 자제한 채 오직 목소리만을 빛내주려는 의도가 돋보인다. 정인은 그에 보답하듯 변함없는 노래 실력을 뽐내지만, 큰 자극이 없는 편곡 환경에서 들려져야 할 보컬의 멜로디가 기대만큼 전달되지 않는다. “Oh my mind", ”내게 사랑은“ 등 한 소절만 들어도 알 수 있었던 그녀의 존재감이 너무 얌전해진 것. 주객전도란 표현이 어울릴 만큼 다른 가수의 곡들에선 힘이 넘쳤던 그녀지만, 정작 8년 만에 한 홀로 서기에선 별다른 특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