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Wild Days
갤럭시 익스프레스(Galaxy Express)
2010

by 한동윤

2010.05.01

갤럭시 익스프레스(Galaxy Express)의 음악은 '통쾌함' 이 하나로 압축 가능하다. 멜로디컬한 느낌과 힘을 적당히 흡입한 기타 리프와 자유롭게 내달리는 드럼 연주, 이주현의 거칠게 내뿜는 보컬이 서로 시너지를 일으켜 후련한 맛을 제공한다. 처음 얼마간은 어지러운 면이 없잖아 있어도 금세 폭발할 듯 유쾌한 활력으로 나타난다. 이들에게 '탈진 로큰롤 밴드'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이유는 언제나 막강한 기력과 숨결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정규 앨범 < Wild Days >에서도 통쾌함은 여지없이 재현된다. 다시 한 번 작렬의 순간이 도래한 것이며 2009년 말에 출시한 EP < Come On & Get Up > 이후 약 반 년 만에 또 한 차례 넘치는 에너지를 맛보는 시간인 것이다. 수록된 스무 편의 노래들 중 대부분이 음반의 표제처럼 와일드하다.

들머리를 장식하는 '문'부터 간결하지만 확실히 센 모습을 과시한다. 1분이 조금 넘는 짧은 시간에 보여 주는 날카로움과 박력은 과연 갤럭시 익스프레스답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나오게 한다. 차분하게 시작하다가 강성 사운드로 돌변하는 '난 아무것도 아닌데', 염세적인 가사에 따라 부르기 좋은 후렴이 인상적인 'Sharking', 드센 연주와 포효하는 것 같은 보컬이 돋보이는 '매일매일' 등에서 그룹의 특장인 정력적인 모습을 체험할 수 있다.

무조건 사납기만 한 것은 아니다. 빠르고 강견한 노래들 사이에서 중화 작용을 하는 것도 존재해 다양성을 담보한다. 양 옆으로 퍼지는 듯한 몽롱한 분위기와 보컬 레이어링이 편하게 들리는 '지나고 나면 언제나 좋았어'는 앨범의 전반적인 태도와 상반되는 유순함이 매력적이다. 애드 포(Add 4)의 노래를 그들만의 감성으로 풀이한 '빗속의 女人'이나 약간의 사이키델릭함으로 1960년대의 록 음악이 오버랩되는 '꿈의 그림자', 록으로 진행하다 2분 24초쯤 레게로 변주되는 구성이 꽤 신선한 'Reggae 치킨'도 색다른 모양새로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음악 세계를 대변한다.

독창적인 형용도 음악을 재미있게 가꿔 주는 데 한몫한다. 힙합 그룹의 이름이며 딥 퍼플(Deep Purple), 밴 헤일런(Van Halen) 등의 노래 제목이기도 한 'House of pain'을 패러디한 타이틀의 'House of 폐인' 중 '꿈꾸던 낙원? 현실은 시궁창 / 모험의 판타지? 현실은 화나지', '끝없는 노력? 한심한 손장난 / 든든한 동료? 방구석 외톨이'나 '나의 지구를 지켜줘'의 '나의 지구가 죽어 간대 나도 월세 때문에 죽겠는데 / 북극곰 집이 녹아 사라진대 내 집도 재개발로 사라진대 / 하와이 섬들이 사라져 간대 하와이 한 번 가 보고 싶은데'는 비애감이 진하게 밴 노랫말이지만 재미있는 표현 덕분에 듣는 즐거움이 배가된다.

흥미를 유발하는 것은 좋지만 맨 마지막에 위치한 'Jungle the black', '홀로 이렇게' 이 두 곡은 이전까지 받은 흐뭇함을 깎아 버리는 역할밖에 하지 못한다. 노래방에서 그냥 자기들끼리 놀면서 부른 것을 굳이 넣었어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물음만 남는다. 이건 재미도 없고 일말의 감동도 없다. 장난기를 앨범을 관통하는 콘셉트로 했다면 몰라도 작품의 지향이 그것이 아니기에 생뚱맞다. 트랙 낭비이며 시간 낭비다. 이것만 아니면 더 좋았을 텐데 사족을 붙여 아쉽다.

4월 26일, 밴드의 마이크로 블로그에는 '5월 1일 갤럭시 익스프레스 앨범 발매! < Wild Days 거친 나날들 > 4월 1일의 허세가 현실이 되는 순간!! 모두 와서 확인해 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번 음반은 4월 1일부터 시작해 단 30일 만에 음반을 완성하겠다는 호기 가득한 프로젝트였다. 가능하지 않을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이들은 약속을 지켰다. 기간이 짧다 보니 모든 곡을 합주실에서 원 테이크로 녹음해야 했다. 그럼에도 전혀 촌스럽거나 후지다는 인상을 주지 않는다. 이러한 의지와 실천 또한 앨범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요소다.

단기간에 제작했지만 큰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앨범은 견고하면서도 다채로운 어법을 발산한다. 여전히 지칠 줄 모르는 원기 왕성한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특기, 통쾌함을 확인할 수 있다. 앨범 자체가 진귀한 기록이자 훌륭한 성과다.

-수록곡-
1. 문
2. 난 아무것도 아닌데 [추천]
3. 진짜 너를 원해
4. Sharking
5. 지나고 나면 언제나 좋았어 [추천]
6. House of 폐인 [추천]
7. 피리소리
8. Reggae 치킨 [추천]
9. Love is
10. 쎄이왓츄웡
11. 요즘 개들은 짖지 않는다
12. 매일매일
13. 빗속의 女人(신중현)
14. 꿈의 그림자 [추천]
15. Arkadia
16. Reverse
17. 떠나는 날
18. 나의 지구를 지켜줘 [추천]
19. Jungle the black (노래방 Version)
20. 홀로 이렇게 (김희권 Version)

전 곡 작사, 작곡: 갤럭시 익스프레스 except 13. 빗속의 女人
한동윤(bionicsou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