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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five
싸이(Psy)
2010

by 홍혁의

2010.11.01

싸이도 어느덧 데뷔한 지 10년이 다 되어간다. 벌써 10년이다. 체감속도가 빠를 만도 하다. 수록곡 '싸군'의 가사 대로 보면 대마 1년, 자숙 1년, 대체복무 3년, 재판 1년, 현역 2년, 합이 8년이기 때문이다. 일반 가수 서너 명은 너끈히 보낼 수 있었던 스캔들에도 인동초 마냥 재기할 수 있었던 요인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미친 존재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여기에 보태서 콘서트와 축제 무대를 휩쓸며 지지기반을 다져 놓은 접근법도 한 몫 기여했을 것이다.

물론 '끝'과 '비오니까' 같은 발라드 레퍼토리도 존재했지만, 싸이는 무엇보다도 흥을 제 1강령으로 내세우는 뮤지션이다. 이러한 기조는 다섯 장의 앨범을 관통하며, 강화시켰다. 퍼포먼스의 열정은 로커, 전달법의 측면에서는 힙합, 사운드의 진폭은 댄스비트인 다차원의 난장은 와이지(YG)로 둥지를 옮겼다고 해서 변이될 사안이 아니다.

자기 영역을 고수하겠다는 포고는 'Right now'에서 내 목소리에서 기계소리 빼라는 도입부에서 명징하게 드러난다. 오토튠 보다는 1980년대 뉴웨이브의 잔상을 채집한 신시사이저 루프에 늘 집중했던 과거 전략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게다가 콘서트 무대에서 극한의 엑스터시 재현을 다분히 의도한 점층적인 반복 후렴구의 배열은 '챔피언'과 겹쳐진다. 역시나 단짝인 유건형 + 싸이 조합의 작품이다.

스펙터클함이 필수조건인 공연용 트랙들이 눈에 쉽게 탐지된다.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웅장한 감흥을 주기에 충분한 '예술이야', 관객들에게 간단한 사전교육을 거쳐 후렴구를 유도할 듯 보이는 '오늘밤새'가 대표적인 사례다.

반면에 '싸군'과 '서울의 밤거리'는 퍼포머로 치우친 이미지의 균형을 조율하는 추로써 작용한다. 내러티브를 전개하는 진행의 재미를 긴 호흡으로 전달하는 래핑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싸군'에서 데뷔 후 10년간의 시간을 대변하는 주요 키워드를 적절하게 라임화시켜 압축적이지만 익살맞게 써내려간 점이나, 술자리에서 낄낄대며 나눌 만한 밤거리 문화를 과감하게 '서울의 밤거리'에서 묘사했기에 청취자에게는 다음 소절을 기다리게 하는 흥미요소를 제공한다. 다만 이 같은 곡이 전체 앨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는 않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이번에도 싸이는 충분히 예상되는 답안을 내놓았다. 사실 그를 탓할 문제는 아니다. 별안간 드레드 머리를 하고 레게에 투신한 몽타주를 강요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 나름의 독자적인 영역 안에서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결과물이다. 이로써 싸이의 콘서트 레퍼토리에 십 여 곡이 업데이트 되었다.

-수록곡-
1. 싸군 [추천]
2. Right now [추천]
3. 오늘밤새
4. 내 눈에는 (feat. 이재훈)
5. Thank you (feat. 서인영)
6. 예술이야
7. 설레인다
8. 서울의 밤거리 (feat. YDG) [추천]
9. 그래서 그랬어 (feat. 정엽) [추천]
10. 미치도록
11. 솔직히 까고말해
12. 나의 wanna be
홍혁의(hyukeui1@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