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용인 ‘나팔바지’와 수출용 ‘DADDY'를 따로 둔 것은 당연하다. 24억 뷰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남긴 노래의 후속으로 나온 ‘젠틀맨’의 성과는 시원치 않았고(물론, 9억 뷰도 기록적인 수치이지만), 스눕 독이라는 거물과 함께한 그 다음 곡의 반응은 더욱 미지근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김치’와 동급에 선 유일한 한국인이자 ‘월드스타’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유일한 엔터테이너가 타국에서 원 히트 원더가 될 위기에 봉착했다.
‘만큼’이란 강박은 ‘처럼’으로 변질되었다. 미국인의 편의를 고려하여 훅의 가사를 영어로 꾸렸다는 점을 제외하고, 내려앉는 빌드업과 중독을 강요하는 훅 등, ‘강남스타일’의 골격에 매우 충실하다. 특유의 B급 감성이 도배된 가사와 뮤직비디오 또한 반복이란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싸이가 낼 수 있는 최적의 답과 최선의 결과물일지라도, 이러한 노골적 자기복제는 그의 수명을 갉아먹는 무의미한 자기 소모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