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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mean everything to me
박정현
2010

by 성원호

2010.11.01

리메이크이자 베스트 성격을 지닌 앨범 < Cover Me, Volume 1 >에서 이 곡은 원작과의 변화폭이 가장 큰 트랙이다. 잔잔하고 담백하던 분위기는 라스베이거스 쇼에나 나올법한 인트로로 시작해 스케일 큰 스윙넘버로 다시 태어났다. < Naturally >에 있던 앨범버전이 아무래도 익숙하고 자연스럽지만, 스윙의 옷을 입은 버전도 근사하다.


곡 안에 다양한 변화가 있다. 화려한 총천연색 브라스가 있는 시작 부분과 건반으로 달달하게 표현한 중반부, 일렉 기타의 휘몰아침이 장관인 브리지를 지나 색소폰과 함께 격정적으로 마무리 짓는 종반부까지 노래는 4분여의 작은 뮤지컬 같다. 이를 조율하는 목소리도 탁월하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분위기에 맞춰 사뿐하고 걸쭉하게 혹은 자연스레 리듬을 타며 곡을 원숙하게 요리하는 목소리에서 일말의 주저함도 찾을 수 없다.


자신의 예전 작이라는 점에서 부담을 느낄 수도 있었지만, 이를 뛰어넘는 확신이 있었기에 재작업을 감행할 수 있지 않았을까. 곡에는 원곡보다 더 ‘잘 부를 수 있다‘ 혹은 ’더 잘 표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존재한다. 박정현의 보컬 스킬이 집약된 세련된 결과물이다.

성원호(dereksung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