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음악이라면 보통은 후크송 못지않은 (중독성 강하다는 표현으로 순화되곤 하는)주입식 노래를 떠올리곤 한다. 윤하의 ‘It's beautiful’은 애초부터 씨엠송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곡이긴 하지만, 보통의 광고음악들과는 그 궤를 달리한다. 작위적인 문법을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선택이 온전히 미덕으로만 작용하지는 않은 것 같다. 화장품 광고가 표현해야하는 깨끗하고 투명한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려 멜로디를 포기한 것일까. 주 멜로디가 상당히 빈약해져 버렸다.
대신 편곡에 온 힘을 집중시켰다. 전환도 능란하고 연주도 탁월해 주어진 조건 하에서 최대한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선율의 부재 때문에 음악만 따로 듣기에는 밋밋한 감도 있지만, 애초에 이 곡이 광고음악이었다는 점을 잊지 말도록 하자. 이만큼 신경 쓴 것만 해도 이미 씨엠송 그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