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4살 소년의 유튜브 등장으로 점화된 '비버 피버(Fever)'는 1집 < My World >로 발화됐다. 반듯한 외모와 맑은 미성으로 10대 여성과 20대 누나들의 광적인 사랑을 받은 저스틴 비버는 정규 앨범도 아닌 < Never Say Never : The Remix >와 크리스마스 앨범 < Under The Mistletoe >마저도 넘버원을 기록하며 화려한 영광과 환호를 만끽했다.
어린 나이에 스타덤에 오른 가수들 중에서 생명 연장에 실패한 가수는 기억 속 네버랜드의 피터팬으로 갇히고, 어설픈 변화를 감행한 이는 혼돈 속의 침묵으로 사라진다. 저스티 비버는 고공행진 속에서도 이 한계점을 끝없이 상기했을 것이다. 튠을 다운시킨 담백한 어쿠스틱 버전은 무거워지는 나이에 대한 배려였으며 작사와 작곡 참여에 대한 집념은 아이돌의 모습을 벗어나려는 노력이었다. 이 성숙한 고집은 < Believe >를 통해 그가 옳았음을 설득한다.
변화의 태동은 여러 조력자들의 도움을 받아 안착했다. 유명한 프로듀서 로드니 저킨스가 참여한 'As long as you love me'는 짙은 그루브가 돋보이며, 'Die in your arms'에서는 1950년대 두왑 스타일의 허밍 코러스도 선사한다. 제이-지, 카니예 웨스트와의 프로듀싱으로 부상한 히트-보이가 틀을 건설한 'Right here'에서는 래퍼 드레이크와 저스틴 비버의 끈끈한 흡착마저도 느껴진다. 이 곡에서 짙어진 명도는 캐나다 청년의 성숙도를 표현한다.
농후함과 비등한 부피를 차지하는 것은 트렌드. 'Baby'에서 호흡을 맞춘 루다크리스와 재회를 한 'All around the world'에서는 2011년을 셔플 댄스로 물들인 클럽 댄스곡의 구조를 전면적으로 차용하며 본류를 포용한다. 소년시절을 연상케 하는 매끄러운 팔세토와 부서지는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특징인 'Thought of you'에선 그의 과거와 현재가 오버랩 된다. 현재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니키 미나즈와 협연한 'Beauty and a beat'는 이런 유행을 표면적 그리고 내면적으로 가장 잘 보여주는 트랙이다. 싱글 커트된 'Boyfriend'는 힙합 리듬과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아우라를 풍기며 차트 데뷔 2위를 유도했고 'Catching feeling'에서는 다시 한 번 어쿠스틱 기타로 전체적인 감정을 조절하는 여유까지 발휘한다.
< Believe >는 또 자신의 멘토인 어셔와의 대결도 관심거리. 지난 7월 7일자 빌보드 앨범차트에선 어셔의 앨범 < Looking 4 Myself >를 넘어 정상에 올라 일취월장(日就月將)해진 저스틴 비버의 위력을 증명했다.
저스틴 비버가 1곡을 뺀 모든 노래에 작곡자로 참여한 < Believe >는 소포모어 징크스와 변성기가 맞물린 개인적인 2차 성장기를 영특하고 민첩하게 담았다.
-수록곡-
1. All around the World (Feat. Ludacris) [추천]
2. Boyfriend
3. As long as you love me (Feat. Big Sean)
4, Catching feeling
5. Take you
6. Right here (Feat. Drake) [추천]
7. Fall
8. Die in your arms
9. Thought of you [추천]
10. Beauty and a beat (Feat. Nicki Minaj) [추천]
11. One love
12. Be alright
13. Belie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