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부터 곡들을 발표하던 브라운 아이드 소울이 드디어 4집 앨범으로 찾아왔다. 정확하게는 4집 앨범의 반쪽이다. 사이드 A라고 명명한 이 음반에는 기존에 발표되었던 곡들에 'Pass me by'와 인트로 격의 'BES theme'단 두 곡만이 추가로 수록되어있다. 곡의 퀄리티를 차치하고라도 기존의 작품들로만 채워진 신보에 대해서는 실망이 남는다. 상업적인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음악가들의 정규 작품들 역시 점차 파편화되어가는 추세라지만 브라운 아이드 소울마저도 이런 시류에 편승해야만 했는지 아쉬울 뿐이다.
음반은 카세트테이프와 같이 판매되고 있다. 과거의 추억을 되살리고자 하는 작품의 의도가 보인다. 브라운 아이드 소울이 늘 해오던 작업들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수록곡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과거를 회상하고 상기시키는 기폭제를 가지고 있다. 이름에서부터 1960년대의 대표적인 음악 장르 필라델피아 소울(Philadelphia soul)을 표방하는 'Phily love song'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포근한 감상을 자아내는 'Always be there'역시 1980년대 팝의 이미지를 소환시킨다.
이전 작품에서도 그래왔듯이 보컬들의 힘과 대중적인 소구력을 가진 멜로디가 돋보인다. 신보가 새롭게 선보이는 'Pass me by'는 준수한 완급조절을 통해 후렴구의 폭발하는 감정을 잘 조율해냈다. 호소력 강한 멜로디가 과거 '똑같다면'이나 '비켜줄게'처럼 싱글로서의 무게감 역시 능히 담고 있다. 선공개되었던 '너를' 또한 곡을 이끌어가는 주요 파트와 이를 뒷받침하는 코러스의 배분이 곡의 균형을 잡고 있다. 아련한 메시지와 세련된 작법이 돋보이는 브라운 아이드 소울 표 발라드 리스트에 또 한 곡이 추가되었다.
찬찬히 앨범을 듣다보면 사이드 B에 대한 기대보다 전작들과의 비교가 먼저 떠오른다. 열다섯 곡이 서로 촘촘히 결을 이루던 3집 < Brown Eyed Soul >에 비해 신보가 약점을 쉽게 노출하는 탓이다. 각 멤버들의 솔로 활동과 짧지 않은 공백에 비해 새로움의 농도는 옅고 과거의 특징들만 부산하게 떠돈다. 그룹이 가진 진정성이 워낙 돋보이는지라 큰 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후에 발표될 사이드 B에서는 좀 더 다양한 가능성을 보았으면 한다. 과거를 새로운 그릇에 담아내고자 하는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음악적 기치는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수록곡-
1. BES theme
2. Philly love song [추천]
3. Pass me by [추천]
4. 너를 [추천]
5. You are so beautiful [추천]
6. Always be there
7. Philly love song (Kei G Travus regrooved mix)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