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밀레니엄 전후 선명한 궤적을 남긴 드루 힐(Dru Hill)의 멤버 시스코와 정키, 거미의 만남은 진득한 복고풍 알앤비로 귀결된다. 바이닐(vinyl)을 올려놓은듯 지글거리는 인트로와 브릿지의 자동 응답기 파트가 향수를 자극하고, 90년대 알앤비 황금기를 연상케하는 작법은 은근한 아날로그 감성을 재현해낸다. 서로 다른 질감에도 부드럽게 블렌딩된 보컬과 유려한 선율, 어쿠스틱 기타와 퍼커션을 중심으로 주조한 밀도 높은 사운드까지 부족한 것이 없다. 시스코의 빌보드 1위곡 ‘Incomplete’에서 많은 부분을 차용, 재구성한 가사에 서사적 신선함은 부족하나 짜임새는 충분하다. 세대와 국경을 초월한 이색 조합은 서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제대로 조화시키며 좋은 시너지 효과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