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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
트와이스(TWICE)
2016

by 황선업

2016.11.01

기본적으로 이들의 노래는 마치 일상적인 대화나 독백에 멜로디를 얹고 살을 붙인 듯한 인상을 준다. 신스팝 기조를 띄는 ‘TT’는 그 방향성의 정점을 찍는 트랙이다. 1, 2절에서는 반주를 최소화한 채 그 공백을 랩에 가까운 유려한 플로우와 발음의 강약을 통해 생겨나는 리듬으로 메우고, 후렴에는 노래 자체보다 ‘너무해 너무해’와 같은 애교에 가까운 추임새를 통해 감정을 전달한다. 이를 통해 ‘상황 설명 → 그로 인한 내 마음’의 흐름이 듣는 이에게 자연스럽게 건네진다. 특유의 활기참은 전작들에 비해 부족하지만, 보다 깊은 속내를 꺼내놓는 모습엔 더욱 두터운 친밀감이 묻어난다.


언뜻 보기에 이들의 셀링 포인트가 ‘예쁜 여성들이 만들어 내는 판타지’라 생각하기 쉽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이 정도의 외모를 가진 아이들이 이렇게까지 친근하게 느껴질 수도 있구나’라는 의외의 리얼리티 또한 크게 반영된다. 그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상호간의 대화를 연상시키는 노래 덕분이다. 각자의 캐릭터를 담아냄과 동시에 한 곳으로 수렴되는 프로듀싱, 미니멀하면서도 공간감 있는 매력적인 사운드와 중독적인 멜로디. 노랫말엔 여전히 수동적인 여성상을 담아내고 있지만 SNL을 통해 보았듯 아직까지 남성팬들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콘셉트 또한 그것이라는 것은 어쩔수 없는 사실이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진화된 프로덕션과 케케묵었지만 여전히 효과를 보장하는 캐릭터. 이 노래는 이들의 전략 포인트를 유효적절하게 담아내고 있다. 전작들에 이어 충분한 히트요소를 담고 있는 대세 걸그룹의 상큼하고도 쥬시한 트랙이다.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