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동감 넘치던 캐릭터로의 복귀다. 트와이스의 정체성을 만든 컬러 팝과 하이틴 콘셉트의 지속적인 답습은 이들에게 음악적인 변화를 요구했고 ‘Fancy’를 시작으로 과감하게 기존의 스타일을 버렸다. 트로피컬 하우스 장르의 ‘More & more’, 디스코 열풍에 합류했던 ‘I can’t stop me’를 거치며 새로운 경로를 탐색했지만 정착지를 찾지 못한 채 그룹의 통통 튀던 개성은 흐려졌다. 방향성을 고민하던 과정에서 해답을 찾지 못한 트와이스는 결국 이들에게 특화된 콘셉트 위주의 앨범으로 회귀하며 본래의 강점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청량한 여름의 분위기를 품은 타이틀곡 ‘Alcohol-free’는 시종일관 편안하다. 마치 빠른 템포와 난이도 높은 고음을 따라가기 벅찼던 ‘I can’t stop me’에서의 질주 이후 한 템포 휴식을 취하는 듯하다. 보사노바 풍의 살랑거리는 라틴 리듬은 멤버들의 맑은 보컬과 부드럽게 섞이며 한층 느릿한 그루브로 리듬감의 여유를 되찾는다. 무난한 만듦새의 시즌송이지만 평이한 구조의 멜로디는 제목을 따라가듯 무 알코올 음료처럼 심심한 맛이 감돈다. 되찾은 여유와 생동감의 요소는 뚜렷한 특색을 남기지 못한 곡에서 제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성숙한 분위기의 복고 사운드를 택한 수록곡들은 전작 < Eyes Wide Open >과 맥락을 같이 한다. 멤버들의 매혹적인 보컬이 돋보이는 ‘Scandal’은 ‘I can’t stop me’를 잇는 디스코 곡이며 듀스의 이현도가 프로듀싱 한 ‘Sos’는 ‘Say something’과 비슷한 레트로 시티팝을 들려준다. 찰랑거리는 신시사이저 소리로 재미를 준 ‘Baby blue love’ 역시 1990년대 신스팝의 기조를 취한다. 타이틀곡이 기존의 방향성을 비틀었지만 수록곡에 한해서는 그동안 쌓아온 세련된 변화의 흐름을 계속해서 밀고 나간다.
< Taste of Love >는 트와이스에게 치명적이었던 실력 논란에 대해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앨범이다. 타이틀곡을 제외한 전 수록곡에 멤버들이 단독으로 작사에 참여했고 그들의 역량에 맞는 곡들을 수록해 전작의 단점을 보완했다. 안정감을 찾은 멤버들의 보컬에는 생기가 돌아왔고 시원한 멜로디의 곡들과 균형을 이루며 목적의 일부를 달성했다. 하지만 대중은 7년차 걸그룹에게 음악적 성취와 함께 성장의 결과도 기대한다.
-수록곡-
1. Alcohol-free
2. First time
3. Scandal [추천]
4. Conversation
5. Baby blue love [추천]
6. Sos
7. Cry for me (English 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