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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light sunrise
트와이스(TWICE)
2023

by 이홍현

2023.02.01

글로벌 전략의 곡이지만 다분히 트와이스적이다. ‘Feel special’을 닮은 몽환적인 인트로부터 익숙함을 앞세우고 날렵하게 잔걸음 치는 애틀랜타 베이스 스타일 비트에서는 '날 바라바라봐'가 자연스레 스친다. 빌보드 핫 100에 진입하며 세계 시장에 확고한 발자국을 남긴 'The feels' 이후 2년 만의 영어 싱글이지만 팝 시류 편승보다 개성 유지, 정체성 공고화가 우선이다. 변화가 나타나는 지점은 가사의 표현 방식이다. 앙증맞고 발랄하던 과거 트와이스와 완벽히 작별하듯 달빛 아래 외친 '네 사랑을 갈망해왔어 / 달빛 아래 밤새도록 하자'는 이례적으로 과감하고 관능적이다. 'The feels’의 중독 대신 간소함에 뜻을 둔 언뜻 두아 리파의 'Levitating'을 닮은 간결한 후렴구와 전체적으로 힘 뺀 사운드도 세련됐다. 성숙한 이미지로의 재편과 팝 문법 도입 등 그간의 경로 탐색의 효과가 트와이스 고유의 컬러에 근사하게 이식됐다.
이홍현(gg136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