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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4th Album Part 1 `Nonfiction`
케이윌(K.will)
2017

by 정유나

2017.10.01

케이윌은 좋은 보컬을 가졌다. 굵직하고 허스키하지만 무겁지 않고 그러한 가창의 매력은 고음과 저음에서 고루 드러난다. 데뷔 곡 '왼쪽 가슴'에서는 휘성을 닮은 목소리였지만 그 뒤로 10년, 여전히 대중 속에서 활동할 수 있는 데는 트렌드에 맞춰 보컬을 가볍게 다듬어온 결과다. 곡을 선택하는 안목도 지탱해온 힘에 영향을 줬다. '오늘부터 1일', '니가 필요해' 모두 그에게 어울리는 선명한 멜로디의 곡이다. 오랜 시간 김도훈, 더 네임 같은 히트 작곡가들과 작업했고 덕분에 발매한 앨범 대부분은 흥행 곡을 남겼다.

신보에서도 더 네임과 민연재, 프라이머리 등 함께 해온 이들의 지원을 받고 안정적인 뒷받침이 가수의 정체성을 유지한다. 물론 '니가 필요해'와 '이러지마 제발'로 전성기를 그려준 작곡가 김도훈의 부재로 케이윌의 뜨거운 감성은 정제되어 있다. 가수도 차분하게 곡을 끌어가면서 후렴과 보컬이 뒤섞여 펀치를 쳐나가는 듯한 열기가 줄어든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그 공백을 ‘안녕 가을’에서 더 네임 특유의 따뜻하고 담백한 멜로디로, 타이틀곡 '실화'에서는 우직하고 느릿한 전개로 메워낸다.

발라드를 주로 불러온 그지만 전형적 발라드보다 적당한 리듬감이 섞인 곡에서 장점이 도드라진다. 밝고 경쾌한 곡에서 시너지를 보여준 만큼 소유가 피처링한 '미필적 고의'는 신선함을 준다. 고음에서 가창이 부담스럽지 않고 넘실대는 리듬을 잘 표현해 프라이머리가 써준 곡과도 조화된다. 아이돌 기획사에 속해있는 특수한 위치 때문에 상업성에 따라 분위기를 바꿔왔지만 오히려 그런 다양성이 케이윌을 단조롭지 않게 한다. 계절을 겨냥한 ‘Love blossom’이나 ‘가슴이 뛴다’는 그의 곡을 널리 퍼지게 했고, 씨스타, 다이나믹듀오와 프라이머리 등의 팀도 음반으로 데려와 당시의 유행을 흡수해왔다.

다만 '꽃이 핀다'부터 보컬과 스타일의 성숙함을 지향하고 있고 큰 폭으로 넘실대던 가창이 정돈된 범위에서 움직인다. 브라더수와 함께 한 자작곡 'Fall in love'에서도 부드럽고 평이한 선율을 택한다. 최근 차트에서 보컬리스트의 영향력이 줄어들기도 했지만 그러한 차분함이 케이윌의 가창을 건조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그의 특별함은 적극적이고 전투적으로 노래해온데 있다.

-수록곡-
1. 안녕 가을 [추천]
2. 실화
3. 미필적 고의 (Feat. 소유) [추천]
4. 서성거려
5. Fall in love
6. 흩어져 간다
7. Here I am
8. 실화 (Inst.)
정유나(enter_cruis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