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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thing new
태연
2018

by 정연경

2018.06.01

수준급의 무술로 상대를 제압하고 망치를 휘두르며 거침없이 샷건을 쏘는 뮤직비디오 속 태연이 새롭다. 밝게 웃으며 시원하게 소리를 내지르는 그는 없고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으로 위협물들을 제거해나가는 모습은 확실히 ‘Something new’다. 다양한 해석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단언할 수 있는 것은, 태연은 ‘쇄신’을 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가사를 그가 쓰지는 않았지만 영상의 메타포와 어우러진 가사는 태연의 상황과 퍽 유사해 보일 수밖에.


노래 역시 새롭다. 세련된 라운지 스타일의 누 디스코(Nu-disco)에 소울이 가미된 음악은 전에 없던 시도다. 다만 ‘I’나 ‘Why’처럼 터지는 구간 없이 가성으로 처리하는 후렴에 태연의 색이 미미해 그의 삶을 투영한 뮤직비디오가 힘을 잃는다. 그루브를 만들어내는 베이스와 피아노, 화려한 브라스와 여러 가지 사운드 이펙트가 노래를 채우면 채울수록 태연의 자기 주장력이 약해지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 태연의 트레이드 마크인 시원한 보컬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대중매체에 의해 자신이 점점 묻히듯 그렇게 그의 목소리도 소리에 둘러싸여 빛을 잃는다.


조금은 더 소리를 질러도 좋았을 법했다. 싸우고 부수고 때리면서 종래엔 자유를 좇는(그마저도 미디어의 한 장면으로 소비될 뿐이지만) 맨발의 태연과 대비되는, 체념하는 듯한 목소리가 아쉽다.

정연경(digikid8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