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상 팝스타가 지난 연인들을 곡에 등장시켰다! 그것도 실명으로! 그런데 막상 뜯어보니 디스도, 자기자랑도 없다. 대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들과의 만남이 결과적으로 자신을 성장시켰음을 고백하는 담백한 목소리가 있다. ‘Thank u, next’는 사랑을 통한 그 성장이 미래에도 이어지리라는 자기확신이자, 그 와중에도 자아를 잃지 않을 자신감이 생겼다는 선언이다.
전에 비해 곡에 별다른 꾸밈이 없는 것은 그 때문이다. 특기인 폭발적인 가창 없이 힘을 뺀 반복적인 선율로 분위기를 낸다. ‘뱅뱅’ 터지는 사운드보다는 음압을 간소화한 키보드의 포근한 질감과 낮게 깐 베이스로 곡을 지탱한다. 곡 전반에 걸친 과장 없는 진솔함은 이 노래가 ‘가십’으로 소비될 최소한의 여지도 불태워버린다. 맥 밀러의 죽음이 미친 영향도 크겠지만, 궁극적으로 그것은 ‘당당한 개인’을 향하는 그란데의 최근 행보와 같은 방향에 놓여 있을 것이다. ‘Thank u, next’ 이후에도 계속될 성숙의 궤적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