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강렬한 EDM을 덜어내고 펑크(Funk)를 끌어와 휴양의 색채를 직관적으로 담아낸 < Funk Wav Bounces Vol. 1 >는 캘빈 해리스의 커리어의 기록적인 전환점이 됐다. 그러나 연작의 형태로 발매된 < Funk Wav Bounces Vol. 2 >가 얻은 호응은 결코 직전만 못했다. 성공적인 변화를 이룩한 작법을 반복했음에도 쓴맛을 본 그는 이번 ‘Miracle’을 통해 전환 이전으로의 회귀를 시도한다.
익숙한 이름인 엘리 굴딩을 다시 한번 초대하고 고전적인 유럽식 트랜스로 일관하며 초기 명성을 견인한 작법을 재현하나 결과는 확실히 이전만 못하다. 구성과 색채에서 전형성을 강하게 드러내며 ‘This is what you came for’, ‘Outside’, ‘How deep is your love’ 등 이전 트랙들을 자연스레 연상시키지만 초중반부의 보컬과 비트의 결합이 조화롭지 않을뿐더러 소리가 대단히 신선하지도 않기에 만족도는 보다 떨어진다. 중후반부에 와서야 비로소 구색을 갖추는 특유의 폭발력만이 그의 예전 모습을 상기시켜줄 뿐, 이후 행보에 청신호를 켜기에 아직은 역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