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성의 새 앨범이 벌써부터 뚜렷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첫 싱글 'Good-bye luv'가 발표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라디오, TV 방송 횟수에서 1위를 기록했고, 앨범 판매량은 2주 만에 12만장을 기록했다. 가을이란 시즌도 요인이겠지만, 사람들의 휘성에 대한 기대를 읽을 수 있다. 언론들은 한 동안 휘성의 새 앨범 성공 수치를 기사화하기에 바빴다.
그런데 사실 'Good-bye luv'의 성공은 어느 정도 예약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Good bye love~"로 시작되는 주요 멜로디의 '흡인력'을 느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한 번에 귀를 사로잡는, 상당히 거부하기 힘든 매력을 지녔다. 휘성의 주특기인 가창력, 리듬감, 그리고 사랑을 소재로 한 대중적인 호소력도 잘 조화되었다.
휘성은 창법에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 전반적으로 보컬이 경량화 되었고, 예전에 비해 좀 더 담백해졌다. 휘성은 “예전에는 흑인 음악에 푹 빠져서 최대한 미끌미끌하게, 본토 흑인들과 최대한 비슷하게 부르려고 노력했지만, 이제는 편안하게 노래하고 사람들이 내 노래로 웃고 우는 걸 보는 게 좋다”고 말한다. 그 동안이 키가 크고, 살이 찌는 '성장'의 시기였다면 이제는 몸을 가꾸고 마음을 다듬는 '성숙'의 시기로 접어들었다. 'Luv shine'과 'Morning'처럼 다소 난해한 시도들도 엿보이지만 일단은 긍정적이다.
앨범은 의외로 다채롭고 풍성하다. 큰 관점에서 보면 대개 고만고만한 발라드에 불과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많은 시도와 노력이 깃들어 있음을 캐치할 수 있다. '일년이면'에서는 잘게 쪼개는 맛깔 난 비트가 매력적이고, '하늘을 걸어서'에서는 스산한 분위기의 스트링 사운드가 곡 전체의 느낌에 감초 역할을 하고 있다. 몇 곡에서는 여전히 옅은 빛깔이나마 크레이그 데이비드(Craig David)의 색깔이 묻어나고, 'Too hot'에서는 크런크 앤 비(Crunk & B)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런 측면에선 휘성도 꽤 트렌드에 민감한 편이다.
프로듀싱에의 참여도 눈길을 끈다. 새 앨범은 어느 때보다도 휘성 스스로의 입김이 많이 작용한 작품임을 시사한다. 'Luv shine'처럼 직접 작곡한 노래도 있고, 많은 곡들에서 가사를 담당했다.
다만 조금이나마 거창한 작가적 시각을 기대했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이번 앨범은 휘성이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가능성은 별로 크지 않다는 사실을 말해주기도 한다. 그가 만들어 낸 멜로디는 낯설고 생경하며, 가사는 평범하다. 다만, '커다란.. 너무 커다란..'에서의 고백은 필히 주목할 만하다. 사랑받는 가수가 된 것에 대한 기쁨을 전했다.
앨범에 대한 아쉬움이라면 곡의 스타일과 구성이 편곡자의 역량에 따라 그 때 그 때 적당히 결정되는 듯하고, 그래서인지 뚜렷한 지향과 구심점이 없다는 점이다. 가사의 소재도 마찬가지로 부실하다. 앨범의 '완성도'를 평가하는 데에 있어서는 매우 커다란 약점이다. 여전히 '대중성'을 담보로 한 주류 보컬리스트로서의 한계가 느껴진다.
-수록곡-
1. 가을에 내리는 눈
2. 일년이면 ( 작사 : 휘성 / 작곡 : 김세진 )
3. 울보 ( 최갑원 / 김재석 )
4. 하늘을 걸어서 ( 최갑원 / 김도훈 )
5. Good-bye luv ( 최갑원 / 김도훈 )
6. 하나 둘 셋 넷 ( 최갑원 / Dr. J )
7. 왜 나만 ( 휘성 / 김도훈 )
8. 날아가다 ( 휘성 / Double Trouble )
9. Luv shine ( 휘성 / 휘성 )
10. 내가 너를 잊는다 ( 최갑원 / 황찬희 )
11. 가 ( 최갑원, 휘성 / Soul Shop )
12. Morning ( 최갑원 / 김태완 )
13. Too hot ( 최갑원 / D.K )
14. 사랑 한 장 ( 최갑원 / Perry )
15. 내 사람 ( 서빛나래 / Teddy Yoon, [2q]태성 )
16. 커다란.. 너무 커다란.. ( 휘성 / Soul Shop )
17. With me (M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