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이 나왔는데 정작 주인공은 부재중인 상황. 눈치가 있는 이들이라면 여기에 가수와 기획사의 노림수가 깔려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너라는 명작’은 군에서 현역 복무중인 휘성을 대중에게서 멀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소속사 나름의 임기응변을 발휘한 노래다. 그게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그저 가수 존재의 환기에 그치느냐, 혹은 좀 더 욕심을 내서 한 발을 더 내딛느냐의 차이는 분명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뚜껑을 열어놓고 보니, 결과물은 아쉽게도 그저 전자에만 충실한 곡에 더 가깝게 들린다. 활동기간에도 매력이 덜한 곡을 내놓으면 묻혀버리는 일이 다반사이듯, 공백기에 발표한다고 꼭 대중과의 접점을 형성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순수하게 곡의 퀄리티로만 나올 성적을 활동으로 만회할 수도 없는 상황 아닌가. 하석상대(下石上臺)까지는 괜찮아도, 언 발에 오줌 누기는 피해야 하지 않을까.
그나마 평범한 곡에 더해진 그의 가창 덕분에 쫀득한 맛 하나는 인상적으로 남았다. 후렴구 가사의 뒤 음절을 안으로 끌어당기는 독특한 발성법으로 은근한 소리의 긴장감을 만들어낸 것이 주효했다.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한다면 패러디의 대상이 될 법도 하건만, 그는 자신감 하나로 어색하지 않게 밀어붙였다.
이미 입대 전에 녹음을 마친 곡의 활용 방안으로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모르지만, 냉정하게 곡 자체만 바라본다면 선율 면에서도, 리듬 면에서도 큰 반향을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다. 그의 이름을 달고 나왔다는 게 조금은 씁쓸해지는 이벤트성 싱글. 휘성이라는 존재의 환기를 목적으로 했다면 성공이요, 그 이상을 노렸다면 실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