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드러나는 특징은 회춘일 것이다. 어른스러운 이미지를 내보이려했던 지난 싱글 ‘소원을 말해봐 (Genie)’와는 사뭇 다르게 ‘Oh!’는 시종 발랄하고 밝은 기운을 유지한다. 연방 ‘오빠’를 부르고 찾아대는 가사에서도 다시 소녀다운 모습으로 돌아왔음을 감지할 수 있다. 젊어졌다는 말보다는 어려졌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법한 변화다.
특정 부분의 안무와 의상이 세간의 관심을 끌었을 뿐 소녀의 생기 넘치는 면모와 성숙한 여성의 고혹적 자태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했던 ‘소원을 말해봐 (Genie)’가 전에 발표한 노래들에 비해 파급력이 떨어졌던 점을 떠올려 보면 이번 변신이 이해된다. 아니나 다를까, 학예회 장기 자랑 시간에나 볼 법한 춤과 무대 의상을 갖추고 1990년대 전국 가정에 하나씩은 놓여 있던 화장지 이름을 계속해서 부르는 노래도 흥행의 고속도로를 달리는 판이니 아주 어려지는 것도 결코 나쁘지 않을 것이다.
‘Oh!’는 활력을 한껏 드러내고는 있으나 이 이상으로 듣는 즐거움을 형성할 매력은 발휘하지 못한다. 좋아하는 오빠의 관심을 얻으려고 깜찍하고 앙증맞게 행동하지만 그의 마음을 확 사로잡는 한 방의 무기가 없는 격이나 마찬가지다. 브리지라든가 간주에서의 변화, 반주를 보강해줄 수 있는 프로그래밍, 도드라진 보컬 애드리브 등이 마련되지 않아서 평이함만을 비친다. 음악적으로 튀는 부분이 없으니 아양 부리기가 노래의 전부를 지배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지금껏 리드 싱글로 선보인 곡들 중 심심한 감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노래이기도 하다. 점층해서 규모를 키워 갔던 ‘다시 만난 세계’, 노랫말로 탄력을 부여했던 ‘Gee’, 사이사이 보컬의 곁들임으로 곡의 밀도를 올리려 했던 ‘소원을 말해봐’와 비교했을 때 ‘Oh!’는 노래를 더욱 맛있게 꾸며주는 소스가 결핍해 있다. ‘오’와 ‘아’의 반복을 통해 중독성을 꾀하고 빠른 템포, 볼륨감이 전해지는 전자음으로 이룬 원기만 뿜어낸다. 러닝머신 위를 달리거나 헬스 사이클을 탈 때 배경음악으로는 활용도가 높을 듯하다.
기승전결의 흐름을 보이는 고전적 구조보다는 훅이 각광받는 시대고, 빠르고 신나며 리듬감 있는 음악이 인기를 끄는 때다. 반대로 그런 면에서 본다면 영민하게 만든 음악이다. 브리지를 넣지 않아 직선적인 매력을 살린 셈이며 리듬이나 다른 악기 프로그래밍을 덧붙이지 않아 코러스를 확실히 전달되게 했기 때문이다. 3분을 조금 넘긴 짧은 재생 시간도 속도감 있는 진행, 빠른 결말을 좋아하는 요즘 대중의 기호를 고려한 방책일 듯하다.
빠른 템포와 통통 튀는 사운드로의 무장은 소녀 감성을 가득 머금은 내용을 효과적으로 표출하기 위함이다. 이로써 듣는 이들은 지난번과는 다른 소녀시대를 접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구현과 훅을 앞세운 구조는 트렌드에 맞춰 가고 짧은 시간 안에 노래를 청취자들에게 각인하려는 의도, 히트를 보장하는 공식화된 틀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Oh!’는 훅과 특정 구간의 맹렬한 반복이 횡행하는 우리 음악계에 또 한 편의 스니펫 음악이 나왔고 종막을 알 수 없는 이것의 대유행이 또 다시 시작되었음을 시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