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루팡
카라(KARA)
2010

by 홍혁의

2010.02.01

괴도 루팡의 이미지는 시의 적절했다. 발랄한 소녀에서 섹시 콘셉트로의 급격한 전환을 완충시켜주는 중간지점이며, 캐릭터가 가진 기묘한 신비감을 곡 안에 녹여보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적당하게 요염을 떨거나, 경박하게 퇴색된 팜므 파탈보다는 환영받을 만하다. 아이돌 그룹의 성패를 좌우하는 비주얼적인 요소로 판단한다면 카라(KARA)의 이번 변신은 충분히 주목을 끌 수 있을 것이다.


사운드의 진폭도 이전 같지 않다. 투박하게 요동치며 내달리는 문제의 신시사이저 루프는 귀를 먹먹하게 만든다. 멤버들의 다부진 기운은 ‘Rock u’의 요조숙녀와 ‘Honey’의 요정의 것과는 명백하게 구별되어 생동감을 준다. 다만 어깨에 과도한 힘이 들어간 나머지, 보컬이 전반적으로 신스 사운드에 묻히는 형국이며, 결정적으로 입 안에서 조건반사적으로 맴돌 후렴구가 없다는 것이 최대 약점이다.

홍혁의(hyukeui1@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