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을 떠올리게 하는 산뜻한 그루브의 댄스팝이다. 몽환적인 사운드의 화성 악기와 부드러운 리듬의 앙상블이 조화롭다. 여기에 흥겨움을 자아내는 장치를 곳곳에 영리하게 배치하여 역동성을 더한다. 보컬은 가수의 완숙한 역량을 자랑하듯 곡의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안착한다. 여러모로 촘촘하게 잘 짜인 곡이다.
템포를 절반으로 떨어뜨리는 리듬 변화나 키를 높여 카타르시스를 유도하는 방법은 다른 음악에서도 자주 보이는 작법이지만 이를 구성하는 방식이 독특하다. 멈춤 구간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선율을 연결하거나 후반 절정의 타이밍을 특이하게 가져가는 등 예상과 반전을 오가며 몰입을 유도한다. 콘셉트나 메시지의 측면에서 이렇다 할 특색은 없으나 듣기 좋은 음악이란 목표에 집중한 고민의 단단함이 먼저 선명하게 귀에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