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이윤으로 환산하는 시장의 논리에 저스틴 팀벌레이크는 ‘돈과 명예’ 모두를 취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뮤지션의 위치에 서 있다. 엔싱크의 활동도 중요한 경력으로 남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결정적 선점은 완벽한 솔로 전향 작품 < Justified >(2002)였다. 더욱이 소포모어 징크스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었던 < Futuresex/Lovesounds >(2006)로 그저 단명에 그치는 보이 밴드의 멤버가 아닌 대중과 평단 모두를 끌어안은 명품 가수로 발돋움했다. 그렇지만 한결같은 사랑을 보내줬던 팬들과 뻔해지는 음악으로 답보상태에 빠진 팝계, 심지어 그가 소속한 음반사조차도 그의 새로운 음악을 기다리다 지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활동이 격조했다.
2013년 6년 6개월 만에 드디어(?) 선보인 ‘Suit & tie'는 힙합 재벌 제이 지와 든든한 동반자 팀벌랜드(Timbaland)가 동반 프로듀싱으로 참여한 곡이다. 특유의 달콤하고 섹시한 창법을 그대로 살린 그루브감이 넘실거리는 팝 넘버다. 주목할 것은 저스틴 팀벌레이크의 공식 활동을 알리는 무대가 제55회 그래미 어워즈의 무대였다는 것이다. 최고의 뮤지션들이 모인 권위 높은 무대에서 보여준 라이브는 최상의 컨디션과 무대 매너를 보여준 자리였다. 그를 향한 변함없는 기대감과 음악적 위치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세 번째 작품 < The 20/20 Experience > 발매를 앞서 선보인 두 번째 싱글 ‘Mirrors'는 새로운 개념의 ‘아트 팝’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단순히 곡의 길이가 길기만 해서가 아니다. 단순한 코드워크가 지배한다거나 기계적인 비트의 나열과는 거리가 멀다. 과거 1970년대 유행했던 아트 록의 우아한 형식미가 담겨있는 ‘일렉트릭 팝의 미래형’이다. 8분여의 러닝 타임은 단순히 새로운 앨범의 프로모션을 위한 싱글 커트로 보이지 않으며, 차트순위, 음원의 판매를 목적으로 발매하는 상업용 역시 아니다. ‘Mirrors'라는 작품은 ‘내가 확실한 한방을 보여줄 테니 기대하고 있어라!’라는 식의 ‘결연한 배짱’이 담겨 있는 느낌이다. 그것은 분명 듣기 좋은 ‘하나의 히트곡’이 아닌 순도 높은 ‘하나의 앨범’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대와 기다림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