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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20/20 Experience 2 of 2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
2013

by 신현태

2013.12.01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 더블 앨범의 두 번째 작품이다. 아마 저스틴 팀벌레이크 팬들은 < The 20/20 Experience >에서 충분한 만족감을 얻었을 것이다. 대다수의 평단에서도 오랜 공백을 깨고 돌아온 그에게 호의적인 반응이었다. 비로소 21세기 '팝의 황태자' 자리를 취했다는 다소 과분한 칭송까지 이어졌다. 경이적인 앨범 판매량, 각종 차트에서의 호성적은 물론 동료 아티스트들의 찬사는 이를 반증한다.

말 그대로 성공적인 복귀작이었다. 오랜 부재가 쌓은 높은 기대치는 호기로운 음악 전환으로 본업 외도에 대한 속죄를 말끔히 씻어냈다. 하지만 문제는 연이어 선보인 속편 < The 20/20 Experience 2 of 2 >다. 그 시작은 첫 싱글로 선보인 'Take back the night!'와 연이은 싱글 발표 트랙 'TKO'다.

곡의 구성과 전개에서부터 멜로디 라인, 그리고 더블 앨범의 핵심이 될 수 있을 전체적인 무드 메이킹까지 뭐하나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또한, 굳이 '문제'라고까지 언급한 이유는 우선 차트 성적에 있다. 상업가수인 만큼 이를 무시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연이어 발표한 이 앨범은 역시 넘버원을 차지했지만, 순전히 전작의 공이며 싱글 트랙의 인기는 전작에 전혀 미치지 못했다. 대중의 반응은 실로 손바닥 뒤집듯 냉담했고, 그를 향해 환호했던 수많은 매체 역시 무관심했다.

전작 'Suite & tie'가 발매와 동시에 15개국 싱글 차트 Top 10의 성적을 얻으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인 것과 비교된다. 제이-지와의 유기적인 호흡은 새 시대의 '팝 아이콘'으로서 탁월한 센스를 발한다. 특유의 달콤하고 섹시한 창법을 그대로 살려낸 '히트 담보 트랙'이었다. 'Mirrors'는 더 대단했다. 반복적인 코드워크나 기계적 비트의 나열보다는 우아한 형식미를 뽐내며 '일렉트릭 팝의 미래형'을 제시했다는 평까지 얻어 냈으니 말이다. 분명 듣기 좋은 '히트곡'을 넘어선 순도 높은 '앨범'이 될 것을 예상할 수 있었고, 이는 예상대로였다.

< The 20/20 Experience 2 of 2 >를 정규 작품 리스트에 끼워 넣기에도, 아니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이는 녹음 당시 버리기 아쉬운 곡들을 모아 발표한 B-side 성향이 짙기 때문이다. 차라리 팬들만을 위한 비정규 모음집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왔다면 대중의 무반응에 이 정도로 민망함을 느끼지는 못했을 것이다.

애석하게도 첫 번째 시리즈와 콘셉트를 그대로 이은 트랙보다는 보컬리스트로서의 장점을 살려낸 소울 넘버 'You got it on'과 팝 발라드 'Not a bad thing'과 같이 보편적인 작법을 택한 부분에서 마음이 더 끌린다. 이는 분명 그가 의도한 바와는 다를 것이다.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를 유기적으로 이으려는 예술가로의 도전은 높이 살만하다. 그는 이 두 시리즈로 최신 유행을 그대로 취한 흥겨운 클럽 튠, 복고를 몸소 실현하고자 하려는 감각적인 레트로 사운드는 물론, 앰비언트 요소를 가미한 칠아웃(chillout)까지 영역을 넓혔다. 그렇지만 어렵사리 취한 '아티스트'의 이미지가 아까울 정도로 예술 작품으로의 매력은 실종했다. '2 of 2'에 대한 선택은 저스틴 팀벌레이크의 자충수(自充手)다.

-수록곡-
1. Gimme what I don't know (I want)
2. True blood
3. Cabaret (feat. Drake)
4. TKO
5. Take back the night
6. Murder (feat. Jay Z)
7. Drink you away
8. You got it on [추천]
9. Amnesia
10. Only when I walk away
11. Not a bad thing [추천]
신현태(rockersh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