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을 바탕으로 레벨 업 된 힙합의 정수
이미 그녀의 데뷔 앨범에 매료된 사람들이 많을 줄 안다. 새로운 이름 T로 공개한 첫 음반 <As Time Goes By>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30만장이 넘는 우수한 판매고를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업타운과 타샤니 시절 그 진가를 인정 받으면서도 그룹이라는 제약 탓에 자아를 100 퍼센트 드러내지 못한 아쉬움을 한 방에 날려버린 것.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시간이 흐른 뒤', '바보' 등 선봉에 섰던 R&B 발라드들의 힘 덕택이었다. 대중들에게 가장 편안하게 다가간 접근법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물론 긍정적인 반응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T의 능력을 잘 알고 있는 힙합 마니아들에겐 너무 순한(?) 음반의 색채가 약간의 실망을 준 것이 사실. 너무 상업적인 전략이 아니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Gemini>는 거기에 대한 T 본인의 해명이 담긴 음반이다. 2집 발표에 선행한 '스페셜음반'의 성격을 띤 <Gemini>에서 그녀는 꼭꼭 숨겨 왔던 힙합 전사로서의 끼를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제부터 진짜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듯 쏟아져 나오는 랩은 어느 때보다도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젊은이들 놀자~ 아싸!'라는 할머니의 재미있는 멘트로 시작하는 첫 곡 'G 火 자'부터 달라진 분위기를 직감할 수 있을 것이다. 자유 자재로 흐름을 타는 랩이 생각할 여지 없이 곡 속으로 몸을 맡기게 한다. 영어와 한국어가 적절히 배합된 'Wonder woman'에서 노출되는 속사포 같은 래핑도 결코 녹록하지 않다. CB Mass와 공동 작업한 'Me we'와 타샤니의 동료 애니를 피처링한 '남자 남자 남자'와 같은 곡들을 들으면 그녀의 재능은 정말 국내에 한정시키기 아깝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처럼 음반은 자신의 본래 거처가 힙합임을 명시하는 듯이 보인다. 그렇다고 기존의 팬들을 무시할 수는 없는 일. 그녀의 변신이 당황스럽게 느껴진 사람이라면 우선 T가 랩을 맡고 일본 가수 사쿠라(Sakura)가 보컬로 참여한 'Memories'와 힙합 뮤지션 바비 김(Bobby Kim)이 함께한 '끝없는 바다 저편에…'를 플레이시키면 될 것이다.
서로 다른 쌍둥이 여신을 상징하는 타이틀 <Gemini>가 암시하듯 그녀의 새 음반은 자신이 소유한 두 가지 역량이 너무나도 잘 녹아든 수작이다. 전작의 성공을 기반으로 한 차원 질적 상승을 이뤄낸 음반이라고 말해야 할까. 정작 2집이 나오기도 전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이 비범한 여인은 어떤 비범한 음악으로 다시 한 번 우리를 놀라게 할 것인가.
-수록곡-
1. G火자
2. Meditation
3. Me We
4. Memories (smiling tears)
5. Wonder Woman
6. 끝없는 바다 저편에
7. Concrete Jungle
8. Combination Platter
9. Double Trouble
10. 남자 남자 남자
11. Memories (smiling tears - English Ver.)
12. MT (혁명)